[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2015년 전자업계의 승부처는 '생활가전'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잡기에 주력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활가전 1위'를 내걸고 시장 공략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전략회의에서 '글로벌 가전시장 1등'이라는 목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TV시장 1위를 지키는 것과 동시에 스마트가전, 프리미엄 가전을 필두로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LG전자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 TV를 통한 차세대 TV시장 선점, 세탁기 냉장고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 등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따라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부터 기선제압을 위한 격돌이 벌어질 예정이다. 각사는 이미 혁신적인 생활가전 신제품을 CES에서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투명 빨래판이 달려있어 애벌빨래가 가능한 신개념 세탁기, 가상불꽃으로 화력조절이 가능한 셰프컬렉션 인덕션 레인지, 세미빌트인 냉장고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가전제품끼리 연동이 가능하고 모바일로 조정이 가능한 스마트홈, 자체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타이젠 TV 등도 선보인다.
LG전자도 프리미엄급과 B2B(기업간거래)용 위주의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체 핵심기술인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탑재한 냉장고, 더블 매직스페이스를 적용한 950리터 프리미엄 냉장고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특히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밀려 주춤했던 '가전명가'의 이미지를 2015년에는 꼭 회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과 LG가 생활가전을 올해 영업의 주된 키워드로 삼은 것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도 연관이 있다. 7~10년 수준의 가전 교체주기가 돌아오고 있는데다, 최근 스마트홈 바람이 불면서 모바일 기기 등과 연동 가능한 제품에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유럽·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투입한 비용을 회수할 시점이 됐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삼성과 LG는 글로벌 가전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마케팅비와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왔다. 이제부터는 투입했던 비용을 수익으로 돌려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내린 것.
이렇게 양사가 생활가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신경정도 만만치 않다. 지난 9월 불거져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세탁기 파손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IFA를 앞두고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독일 매장에서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파손했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 제품을 파손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기도 하지만 삼성과 LG의 가전분야 자존심 싸움이 일을 더 크게 만들었다"고 풀이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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