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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시리즈 '애환 보듬고, 이슈 파헤치고, 구석구석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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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김민영 기자] 올 한 해 본지는 50개의 기획시리즈를 연재했다. 거의 매주 한 개꼴로 기획기사가 나온 셈이다. 국민적 관심사와 경제 이슈를 놓지 않으면서 국내외 정세를 다룬 시의적절한 기획들이었다. 주제도 인수합병(M&A), 여성 리더십, 위안부, 아베ㆍ시진핑, 한국골프장, 요우커, 혁신도시 등 분야를 넘나들었다. 짧게는 3회, 길게는 34회에 걸쳐 연재된 기획시리즈는 독자들에게 사안에 대한 '정리'와 '고민'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중 매회 1개면 이상을 털어 10회 이상 연재된 '빅시리즈'가 19개에 달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사람에 대한 가치를 놓치지 않았던 본지 기획기사들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각종 언론상(賞)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올해 본지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양성평등상,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언론문화상, 한국천주교 가톨릭 매스컴상, 여성가족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 모두 긴 호흡으로 사회 현상을 진단하고 파고든 '빅시리즈'였다. 매회 맛깔나는 제목과 레이아웃으로 취재 기사를 더욱 돋보이게 한 편집 부문도 올해 2차례에 걸쳐 편집기자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아시아경제 시리즈 '애환 보듬고, 이슈 파헤치고, 구석구석 살폈다' 본지 '빅시리즈' 지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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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의 가치 돋보인 기획기사= 올 1월 시작해 지난 11월까지 총 34회 연재된 연간기획 '여력(女力)이 국력(國力)이다'는 여성의 힘이 국력이 되는 여력국력(女力國力) 시대의 문을 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보육ㆍ육아휴직ㆍ편견ㆍ가사부담ㆍ승진ㆍ회식문화ㆍ성희롱 등 직장 여성들이 겪는 10가지 고충을 과제로 꼽아 여성의 사회생활에 여전히 '유리천장'으로 존재하는 각종 장애의 실상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해결책 모색을 위해 여성리더십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23명의 자문위원을 통해 과제별 해법을 제시하시도 했다.

10대 유리천장 중 특히 공감을 일으킨 것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직장맘'의 고충을 다룬 '근무 중 아기전화 울렁증…직장맘 '눈칫밥' 24시'였다. 직장맘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임신 중인 한 직장맘은 "친정엄마나 시어머니가 애 안 봐주면 직장 그만둬야 할 판"이라며 "배 속의 아기한테 벌써 미안하고 고생할 친정엄마한테도 벌써 미안하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우리나라에서 육아가 여성에게 편중돼 있는 것은 개인의 문제이기보다 사회의 문제"라며 "아빠들도 육아를 돕고 함께하려 해도 우리나라 직장 환경에서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직장맘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가시적인 성과로도 이어졌다. 여력국력시리즈는 지난 16일 제16회 양성평등상 시상식에서 보도부문 우수상(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양성평등상 관계자는 "'여력이 국력이다' 편은 소수의 몇몇 여성이 아닌 보편적인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필요한 과제를 제시한 기사였다"고 심사평를 전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위안부 보고서 55'는 국내외에 생존해있는 55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현재를 추적하는 한편 위안부 문제의 과거와 현재, 해결방안 등을 심도 깊게 짚은 기획시리즈였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88.4세로 향후 10년 뒤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그래서 증언할 시간이 별로 없는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현시점에서 다시 기록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피해자 증언을 통해 70여년을 거슬러 참혹했던 인권 유린 현장을 재구성하고 세기가 바뀌어도 풀리지 않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정부ㆍ시민단체ㆍ전문가들의 입장과 진단을 들여다봤다. 또 21회차에 걸쳐 시리즈가 연재되는 동안 매일 3명의 생존 피해 할머니들의 근황을 알려 관심을 환기시켰다. 기획취재팀 취재진은 피해 할머니의 증언을 듣기 위해 서울 마포, 경기도 광주는 물론 대구, 경남 통영ㆍ남해ㆍ마산ㆍ창원ㆍ진해ㆍ양산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할머니들을 인터뷰했다.


피해 할머니들의 피눈물의 역사가 보도되면서 각계의 반응이 이어졌다.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와 여성가족부에서는 분발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 정치권에서는 위안부 문제를 다시금 상기해 준 기획이라고 평했다. 김영근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일본이 아직 진솔하게 사과나 보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존 55명, 평균 88세'라는 기획기사를 읽는 내내 마음이 급하고 초조해졌다"며 "이번 기획기사는 언론 보도 이상의 기록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위안부 보고서 55'는 각계의 호평 속에 지난 9월 한국기자협회의 288회 기획보도부문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이어 지난 11월 말 제4회 성폭력 추방 주간에 열린 아동ㆍ여성폭력방지 유공자 포상에서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보편적 인권문제를 다룬 기획에 종교계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조계종이 주관하는 제22회 불교언론문화상에서 불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특별상을 수상한 것이다. 주최 측은 "한국과 일본, 전쟁과 여성 등 중첩한 현안을 차분하게 접근한 대작으로 기획물의 시사성, 해결의 방향성이라는 목적성을 잃지 않는 성과가 돋보이는 우수한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100세 시대, 남자가 사는 법'은 우리 사회 베이비부머 남성들에 대한 에세이다. 올 초 신년 기획으로 시작해 이달까지 35회로 마감했다. 청년시절 우리 나라의 경제개발의 주역인 그들은 은퇴를 목전에 뒀거나 이미 은퇴했다. 하지만 부모 봉양의 책임은 여전하고 내 품을 떠난 자식 부양의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남자가 사는 법'은 베이비부머 세대인 기자가 본인의 절절한 에피소드를 녹여 공감을 이끌어냈다.


한편 지난해 11월 연재된 후 올해 초 책으로도 출간된 '그 섬, 파고다'는 한국천주교 매스컴위원회에서 선정하는 제24회 가톨릭매스컴상 출판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매스컴위원회는 "'그 섬, 파고다'는 노인이라는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소외 계층에 보다 진정성 있게 접근하려 했던 한국 언론의 최초의 시도"라며 "모두가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지만 지금껏 '그 섬, 파고다'처럼 따뜻한 관찰자 시점으로 이 분들을 다룬 르포르타주 기사는 없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외 아우른 정치ㆍ경제ㆍ사회 현안 심층 보도= '부동산' 이슈는 독자에게 영원한 화두다. 더구나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자가로 이동하는 준비단계였던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늘어나면서 주택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격동하는 집의 경제학'을 통해 20~50대까지 연령층에 걸쳐 주거유형의 변화상과 임대차시장, 매매시장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상반기 전세 문제에 주시했던 아시아경제는 하반기엔 월세를 화두로 삼았다.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고 월셋값도 치솟아 서민들 시름이 깊어가고 있는 상황에 주목해 내놓은 시리즈가 바로 '월세시대'다. 정부 정책 약발이 먹히지 않는 실제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의도 증권가는 그야말로 엄동설한이었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재테크 수단이다. 장기 주식 투자 수익률은 부동산이나 채권 등 다른 상품을 압도한다. 신년기획 '꽃보다 주식'의 한 아이템으로 나온 '대한민국 신흥 주식 부자들' 기획은 황금숟가락을 물고 태어난 '모태 재벌'이 아닌 주식으로 신흥 부자 대열에 합류한 젊은 부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식부자 1조 클럽 멤버로 등극한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창립자인 이해진 의장을 비롯해 1조원대 이상의 자금을 굴리는 김민국ㆍ최준철 VIP투자자문 공동대표, 꾸준한 우량주 장기투자로 수백억 원대 부호에 오른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등을 소개했다. 시리즈는 이들을 통해 건전한 주식투자와 재테크를 독자에게 제시했다.


시리즈 주제는 국내 현안에 국한되지 않았다. '2014년 격동 한국외교의 키맨(Key-Man) 아베&시진핑'은 일본과 중국 지도자의 정치 DNA, 개인사, 핵심 어젠다, 외교ㆍ경제ㆍ통화ㆍ산업ㆍ내수 정책 등을 두루 조망한 시리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인사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이들은 권력의 정점에 선 이후의 모습이다.


본지는 이 시리즈를 통해 중국과 일본의 두 지도자의 궤적을 통해 한ㆍ중ㆍ일 3국의 어제와 오늘을 진단하는 한편 향후 동북아 정세의 흐름을 예측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워낙 주제가 방대하다 보니 참여한 기자 수도 대규모였다. 정치경제부 기자를 중심으로 국제ㆍ금융ㆍ산업ㆍ산업2부 등 각 부서에서 차출된 19명의 기자들이 시리즈 제작에 참여했다.


'아베ㆍ시진핑'시리즈가 국제 정세에 주목했다면 'M&A 빅매물리포트'는 M&A시장을 본격 해부한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국내 M&A시장에서 새주인 찾기를 기다리는 기업들을 제대로 분석해보자는 의도로 시작됐다. M&A를 설명할 때 흔히 '빼앗다' '훔치다' '먹튀' '문어발 확장' 등 부정적 함의를 가진 단어들이 주로 사용되는 점에 주목해 M&A가 경제에 긍정적으로도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취재에 앞서 산업ㆍ증권ㆍ금융부 등 관계 부서 인력으로 꾸린 특별취재팀은 국내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어림잡아 30여개의 기업에 대해 토론했다. 토론 결과 M&A가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회사 10여개를 추려 매물로 나온 각각의 기업과 관련돼 M&A 참여자들이 꼭 알아야 할 중요한 회사 정보와 관련 에피소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다각도로 보도했다.


이 밖에 지난달 연재된 '니하오 요우커'는 관광업계 관계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연재가 시작된 후 '현재 중국관광의 민낯을 알리고 싶다'는 제보가 이어지기도 했다. 공공기관ㆍ공기업의 지방이전에 맞춰 기획된 '혁신도시'시리즈는 국토균형 발전과 지방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목표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조목조목 점검하는 한편 부산ㆍ대구ㆍ광주 전남ㆍ울산ㆍ강원ㆍ충북ㆍ전북ㆍ경북ㆍ경남ㆍ제주 등 전국 10곳의 혁신도시 현장을 기자가 직접 찾아 도시 조성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었다.


온라인의 특화된 기획도 돋보였다. '위안부 보고서 55'와 '아베ㆍ시진핑' 등의 지면 기획물은 온라인에서는 인포그래픽 형태로 제작돼 온라인 독자의 눈길을 끌었다. 또 각종 인터넷 이슈의 막전막후를 네티즌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는 '짜장뉴스' 코너도 선보였다. 짜장은 '정말로, 과연'이란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이 코너에서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허니버터칩'이 택배 배송 중 사라진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뤘다.


지난 29일 막을 내린 '혁신도시' 기획을 끝으로 본지의 올해 기획물들은 모두 마감됐다. 그러나 '빅시리즈'를 중심으로 더 깊고 더 풍부한 기획시리즈를 만들려는 본지 기자들의 취재는 현재 진행형이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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