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14년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 발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올해 3분기 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이 5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매출액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하는 등 수익성도 나빠졌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2% 감소했다. 이번 매출액증가율 -3.2%는 지난 2009년 2분기(-4.03%)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의 성장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저하됐다는 얘기다.
업종별로는 전기ㆍ전자(-9.6→-13.7%), 석유ㆍ화학(-0.4→-4.9%), 목재ㆍ종이(-7.3→-7.6%)업종의 매출액 감소세가 확대됐다. 금속제품(-6.5→1.0%), 산업용기계(-0.7→2.6%), 조선(-8.7→2.8%)업종 등의 매출액은 전 분기의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총자산과 유형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각각 0.6%, 0.5% 증가했다. 총자산증가율은 전기ㆍ전자, 전기가스를 중심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매출액영업이익률(5.1→4.2%)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4.6→3.0%)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의 비중 확대로 하락했고 세전순이익률도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 환산이익 축소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ㆍ전자,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하락한 반면 금속제품, 전기가스, 운수업 등의 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비금속광물, 산업용기계를 제외한 제조업(6.1→2.4%)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으나 비제조업(2.2→4.0%)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전년 동기 477.6%에서 389.4%로 낮아졌다. 세부 지표를 보면 이자보상비율 100~300% 구간(12.6→11.4%), 300~500% 구간(7.2→6.7%) 등의 업체 수 비중은 축소된 반면 500% 초과 구간(50.7→51.3%), 100% 미만(29.5→30.5%) 구간 업체 수 비중은 확대됐다.
성장성과 수익성은 뒷걸음질을 했지만 재무 안전성은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분기말과 비교한 부채비율(94.3→92.7%)과 차입금의존도(25.4→25.2%) 모두 하락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채비율 100% 미만 구간(60.5→61.4%) 및 500% 초과 구간(4.0→4.2%) 업체 수 비중은 상승한 반면, 100~200% 구간(25.0→24.9%), 200~500% 구간(10.5→9.5%) 업체 수 비중은 하락했다.
한편 올해 1~9월중 업체당 현금증가 규모는 18억원으로 전년 동기 8억원에 비해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현금흐름 개선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은 61.0%로 전년 동기(60.0%)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은 영업활동 현금 흐름 악화로 현금흐름보상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으나 전기가스업 및 건설업은 영업활동 현금 흐름 개선으로 이 비율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재무제표를 작성해 공시하는 1519개 상장기업과 업종별 대표 비상장기업 151개(금융ㆍ보험업 및 공정위 지주회사 제외)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