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올 겨울에는 수입산 갑각류의 인기에 밀려났던 국산 게의 반격이 예상된다.
겨울철 찜 요리로 즐기는 대게, 홍게(붉은대게)가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한 금어기(대게:5~11월, 홍게:6~7월)를 마치고, 12월 들어 본격 출하되고 있다. 홍게는 경북 영덕, 울진, 포항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1000m 이상의 심해에서 서식해 껍질이 단단하고 식감이 쫄깃하다.
최근 중국 어선들의 동해 연안 오징어 싹쓸이 조업으로 피해가 심각하지만 제철을 맞은 홍게와 대게는 어황이 잘 형성돼 안정적인 조업이 이뤄지고 있고 시세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지사에 따르면 강원, 경북 지역의 10월 홍게 생산량은 3623t으로 전월 대비 2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홍게 주요 어장을 형성하고 있는 울진 후포 수협의 12월 ‘붉은대게(1kg)’ 평균 위판가는 1만4439원으로 지난해(1만6279원)보다 11% 가량 저렴하다.
대게는 더욱 싸졌다. 전국 대게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포항 구룡포 수협의 12월 ‘대게(1kg)’ 평균 위판가는 1만3423원으로 지난해(1만9638원)보다 30% 저렴해졌다.
홍게와 대게 모두 12월을 시작으로 이듬해 2월까지 지속 출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올해 국산 게 시세는 작년보다 저렴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수입산 게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국내 유통 중인 수입 대게 물량은 90% 이상이 러시아산으로, 러시아가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쿼터 제한을 두고 있어 연간 할당량에 따라 대게 가격이 좌우된다.
수입업체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산 대게 수입량은 3090t으로 전년(3700t) 대비 16.5%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10월 ‘러시아산 대게(1kg)’의 수입가격은 2만3765원으로 전년(2만1329원) 대비 11.4% 상승했다.
특히 ‘킹크랩’은 연말을 앞두고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수입 갑각류인 ‘랍스터’ 매출이 6배(523.7%) 신장하며 대중적인 수산물로 떠올랐고, 가격이 비싼 고급 수산물인 ‘킹크랩’도 덩달아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올해 5월 러시아 조업 규제 완화로 킹크랩 국내 수입량(4000t)이 작년(3100t)보다 30% 늘었고, 이에 대형마트에서도 지난 10월 킹크랩을 반값 수준에 선보여 고객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일찍부터 갑자기 수요가 급증한 탓에 가격은 다시 2배 가까이 올랐다. 실제 속초항의 ‘러시아산 킹크랩(1kg)’ 수입 가격은 10월 2만6000원에서 12월 4만7000원으로 두 달 새 80% 가량 상승한 상태다.
따라서 올 겨울에는 ‘국산 대게’ 가격이 러시아산 대비 30% 가량 저렴하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연말 파티 먹거리 수요에 맞춰, 울진, 포항 산지로부터 확보한 국산 대게, 홍게 20t 물량을 시세 대비 20% 가량 저렴하게 선보이고 있다.
김영태 롯데마트 생선팀장은 “수입 크랩이 한정된 물량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 국산 대게는 어황 호조로 공급이 안정적이어서 올 겨울에는 국산 대게의 반격이 기대된다”며 “연말을 맞아 제철 갑각류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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