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배당확대 정책에 발맞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올해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 열풍이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과 맞물려 주주이익환원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강해진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계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해 갖고 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리를 완화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4일 자본시장연구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상장사는 52개사, 순매입규모는 2조6708억원였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사들의 자사주 순매입규모까지 합치면 2조9213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8년 5조9153억원을 기록한 이래 6년 만에 최대치다.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금융위기 여파로 급감하기 시작해 2009년에는 2250억원까지 축소됐다. 이후 2011년 2조8812억원까지 회복됐다가 지난해 3656억원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올해는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 기조에 맞춰 9월 이후부터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대형주들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10월에는 5300억원, 지난달에는 9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형사들의 자사주 매입 행진이 증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9월 현대차의 한국전력 부지 고가인수 논란 이후 실망매물을 쏟아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부터 정부 배당확대 정책이 본격화되고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강해지면서 주주이익 환원 요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자사주 매입발표를 한 대형주들의 주가는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2조2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26일 이후 주가가 8.82% 상승했다. 지난 10일 연중최저가인 14만900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차는 11일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주가가 21.47% 반등했다.
향후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부채가 적고 매출액 대비 잉여현금 흐름이 좋아 향후 자사주 매입 여력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기아차, 농심, 남양유업, 일신방직, 한국카본, 자화전자, 새론오토모티브, 신세계I&C, 화천기공 등의 종목을 추천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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