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북한 핵문제를 담당하는 외교부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북핵 대화 재개를 위한 접촉에 나선다.
황 본부장은 1일 러시아를 방문해 북핵문제 등 현안을 논의하고 귀국해서는 방한하는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서울에서 만날 계획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 본부장은 이날 낮부터 3일 오후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 머물면서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을 만나 한반도 정세 전반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핵문제 관련 향후 대응방향을 협의한다.
황 본부장은 또 러시아 내 한반도 관련 인사들도 만나 북한문제 전반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대목은 황 본부장은 이번 방러기간 동안 러시아 측으로부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 특사인 최룡해 조선노동당 비서의 앞선 방러 결과를 청취하고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은 핵문제와 관련, 2005년 9월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성명에 기초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20일 모스크바 시내 영빈관에서 최룡해를 만나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전했다.
2005년 채택된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복귀하는 대신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한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따라 황 본부장은 북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러시아의 견해를 다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 차단과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을 위한 '의미 있는'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조건 없는 대화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황 본부장은 또 4일 오전 귀국해서는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도 서울에서 만날 계획이다. 성김 대표의 방한 일정은 미국측이 아직 확정해 발표하지 않아 추측만 무성하다.
북한과 러시아의 잇따른 접촉이 한·러,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연쇄회동을 촉발한 모양새지만 몇년 째 교착상태인 6자회담 재개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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