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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창조금융' 압박에 은행권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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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금융'이어 '관계형 금융'까지 '도마위'…"당국 드라이브 지나쳐"
10월 시행한다던 '관계형 금융'…시행시기 언급못해
은행, 대출심시사 지분가치평가 정보 없어 '난감'


금융당국 '창조금융' 압박에 은행권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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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금융당국이 당초 10월 중 시행 예정이었던 '관계형 금융'이 난항을 겪고 있다. 국내 은행권의 대출관행과 이를 고려하지 못한 당국의 추진으로 시행시기를 점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대 중소기업 지원책으로 야심차게 추진된 '기술금융'은 물론 '관계형 금융'마저 초반부터 차질을 빚으면서 금융당국이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 맞춰 지나친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관계형 금융 시행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 은행 모두 정확한 시기를 언급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측은 마무리 단계라고 말한 데 반해 은행권 여신 관계자들은 금감원에서 정확한 시행시기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금융감독원 중소기업지원실 관계자는 "관계형 금융 시행과 관련해 은행권에서 전산 등 절차 수립이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달 중일지 아닐 지 등 정확한 시일은 말할 수 없지만 시행이 임박했다"고 답했다.


A은행 여신제도팀 관계자는 "시작시기가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쯤인지는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며 "대부분의 은행이 연성정보와 관련된 지표와 내규 설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에서의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올해 업무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선진국의 사례 등 연구용역을 발주해 관계형 금융을 추진해 왔다. 지난 6월 30일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과 내규를 정해 10월 중 은행연합회와 18개 국내은행을 통해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시행하기로 했다.


은행권에서 추진되는 관계형 금융은 중소기업 대출 심사시 신용등급, 매출, 재무재표 등 재무적 요소외에 기업의 성장가능성, 경영진의 전문성, 기술력 등 연성적 정보의 비중을 높게 평가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선 은행과 기업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계를 통해 정보를 축적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은행들은 당국의 관계형 금융 활성화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지분확보에 대해서는 수익성이나 건전성을 고려했을 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관계형 금융에서 지분투자는 은행이 금산분리법에 따라 기업에 대해 지분 15%를 넘지 않는 선에서 전환상환우선주와 전환사채(CB) 형태로 이뤄진다.


B은행 기업고객사업부 관계자는 "상장사가 아닌 중소기업의 경우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부분이 상당히 난해한 사안"이라며 "금융당국이 추진한다고 하면 은행들은 절차수립에 나서긴 하지만 이를 수행하는 과정은 상당히 난감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C은행 여신담당 임원도 "국내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주주가 있다고 해도 형식적인 경우가 많고 대부분 개인회사 아니냐"며 "지분가치를 평가할 만한 투명한 정보도 없고 투자 이후 은행은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은행별로 중소기업 여신 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굳이 '관계형 금융'을 추가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불만도 나온다. 관계형 금융은 대출 기간을 3년으로 늘려 안정적으로 여신을 지원하는데 지금도 탄력적인 대출 기간을 적용하고 있고 연성정보에 대해서도 은행 내부적으로 충분히 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매출 위주의 은행권 대출 관행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관계형 금융이 활성화 되기 위해선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일찌감치 제기되기도 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 '은행의 관계형 금융 강화로 중소기업 대출 확대 모색'을 통해 "프로세스의 표준화, 시스템화로 경비절감을 추구한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단기간 비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금융당국은 지역 밀착형의 관계형 금융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정책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관계형 금융의 도입 취지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로 모뉴엘 사태와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등 은행의 부실대출 심사를 개선하는데 관계형 금융이 일정 수준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조병선 숭실대 교수는 "보이지 않는 비재무적요소를 면밀히 살펴보는 관계형 금융은 최근의 모뉴엘 사태와 같은 부실 대출을 막는대도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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