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국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명동은 과거부터 상권이 발달했다. 은행을 비롯해 옷가게, 음식점 등 다양한 업종의 상가가 자리해 볼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어느새 명동의 주요 소비계층은 내국인에서 중국 관광객으로 바뀌었고 상권도 변해갔다. 임대료가 비싸진 탓에 은행 지점도 견디지 못하고 나간 자리는 일본ㆍ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 높은 한국 화장품 매장이 차지했다. 명동이 '화장품 거리'로 바뀐 이유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명동 상권 내 화장품 매장 수는 100여개에 달한다. 남북으로는 4호선 명동역에서부터 2호선 을지로입구역까지, 동서로는 명동성당 입구부터 남대문로로 나아가는 출구까지 화장품 로드숍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지하철 역사나 면세점 등과 같이 실내에 입점한 매장까지 더하면 더 많다. 명동 상권 내 화장품 매장 수는 지난 2008년 21곳에 불과했으나 2010년 35곳, 2012년 80여곳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명동 상권 내 가장 많은 매장 수를 보유한 화장품로드숍은 네이처리퍼블릭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6일 현재 10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이니스프리 8곳, 미샤 6곳, 더페이스샵 6곳, 그리고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 5곳 등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5일 유네스코 길에 친환경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었다. 명동예술극장에서부터 롯데백화점 방향으로 향하는 180m가량의 유네스코 길은 명동 상권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중심지다. 이 매장은 2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건물 전면에 살아 있는 사철나무 화분을 심었다. 녹색의 생화 외벽은 60세 이상 인력이 참여해 완성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명동 상권 매장 수를 2009년 2개 매장에서 2010년 5개, 2011년 6개 등으로 계속 늘리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동일상권 내 다점포 전략을 세우는 건 외국인 관광객의 명동 유입이 폭증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을 늘리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어서다. 명동에 있는 화장품 매장의 평균 월매출은 약 3억~4억원. 많은 곳은 7억~10억원까지도 나온다. 포화상태로 접어든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특히 중국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홍보매장으로도 활용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과 커피숍은 몰려 있을 수록 집객 효과가 크다"면서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관광코스이기 때문에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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