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뮤지컬계의 왕자 주원이 2010년 '제빵왕 김탁구'에 등장했을 때 시청자들은 한눈에 그를 알아봤다. 안방극장에는 혜성 같이 등장한 신인이었지만, 무대 위에서 갈고 닦은 실력은 브라운관에서 단연 그를 빛나게 했다.
2년 후 '각시탈'을 통해 주원은 완벽하게 물 오른 연기력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내재돼 있던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기세를 이어 2013년 '굿 닥터'에서는 박시온 역을 맡아 독특한 캐릭터를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승화시켰다. 이 작품으로 주원은 KBS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도 주원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와 영화 '패션왕'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 양쪽을 공략하고 나선 것.
우선 '내일도 칸타빌레'에서는 차유진(주원 분)으로 분해 냉철하고 열정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겉으론 까칠하고 도도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정 많고 따뜻한 차유진의 반전 매력을 표현하기엔 주원이 적격이었다는 평이다.
부쩍 살이 빠져 더욱 날렵해진 턱선과 샤프한 외모는 역할과 꼭 들어맞아 보는 이들의 몰입을 더욱 돕고 있다.
반면 '패션왕'에서의 주원은 드라마 속 '냉미남'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생은 끝났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주인공 우기명은 동창들에게 지독한 괴롭힘을 당하며 현실도피형 인물.
덥수룩한 머리에 얼굴의 반을 가리는 안경, 구부정한 어깨의 주원은 전형적인 '루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간지'에 눈을 뜬 뒤 패션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그의 감출 수 없는 미모(?)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온다.
특히 주원은 어눌한 말투와 우스꽝스러운 행동으로 관객들에게 안타까움과 웃음을 함께 선사한다. 웹툰이 원작인만큼 과장된 표정과 몸동작을 통해 혼신의 힘을 다해 캐릭터를 살려냈다.
한 가지 재미난 점은 '내일도 칸타빌레'와 '패션왕' 모두 만화가 원작이라는 점. 긴 팔다리와 작은 얼굴, 다채롭게 변하는 표정과 안정적인 발성은 상상 속 인물을 현실로 끌어당기게 하는 주원의 힘이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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