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감원장 "모뉴엘 대출 관련 은행권 여신심사 검사"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전업체 모뉴엘의 허위 수출채권 의혹을 놓고 책임 추궁이 벌어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강기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무역보험공사(무보)가 100% 보증해주니까 다른 은행들도 깐깐히 심사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금융위원회, 산업부(무역보험공사), 기획재정부(수출입은행) 등 관련부처가 (무역금융 관련 전반의) 제도 개선을 협의하겠다"라고 답했다.
또 신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보고 제도 개선할 것이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무보 보증을 믿고 여신심사를 제대로 충분히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모뉴엘의 수출거래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 직접 하는 '오픈 어카운트' 방식이라서 물품이 제대로 갔는지, 선적 서류가 위조 안 돼 있는지 이게 검증이 안 돼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모뉴엘과 자회사인 잘만테크의 회계 기준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회계 감리에 착수하는 한편 부실 여신심사 등을 점검하기 위해 거래은행 10곳에 대한 긴급 검사를 이날부터 시작했다.
금감원이 파악한 모뉴엘의 은행권 여신은 총 6768억원(9월 말 기준)이다. 담보대출이 3860억원이지만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신용대출도 2908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IBK기업은행이 1508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 1253억원, 수출입은행 1135억원, 외환은행 1098억원, 국민은행 760억원 등의 순이다.
이 중 모뉴엘이 제품을 수출하면서 무보로부터 받아온 보증서를 근거로 내준 대출이 약 3200억원 정도다.
모뉴엘은 2007년 24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2013년 1조2737억원으로 급상승했다. 홈시어터PC를 중심으로 로봇청소기, 제빵기 등 감각적 디자인의 아이디어 제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모뉴엘은 지난 20일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아직 그 원인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수출금액을 부풀린 허위 매출채권으로 금융권에서 돈을 융통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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