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실감나는 기기 개발 온힘…'기어VR' 올 12월 국내 출시
애플은 초고화질 TV 눈독…IT 업계, 주력제품 패러다임 변화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엔터'·'애플전자'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 글로벌 '투톱' 삼성전자와 애플이 새 먹거리에 눈을 돌리면서 이들의 제품군 분류 카테고리도 변화될 조짐이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정체에 삼성전자는 게임·영화 등의 실감나는 감상을 도와주는 가상현실(VR) 기기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등 현존 최고 화질을 내세운 PC 디스플레이를 통해 초고화질(UHD) TV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기기 '기어VR'을 오는 12월께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글로벌 순차 출시를 계획한 삼성은 앞서 유럽 등지에서 예약판매를 진행하는 등 제품 시판 초읽기에 나섰다. 현재 삼성모바일스토어 등 일부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미리 기어VR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플랫폼 기반의 기어VR를 출시함으로써 가상현실 하드웨어를 기존 PC에서 스마트폰으로까지 확장했다. 또한 기어VR의 생태계 기반 마련을 위해 드림웍스, 20세기 폭스, 레전더리 픽처스, 마블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기기 업체 오큘러스VR가 올 해 초 페이스북에 인수되기 전부터 오랜 협업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며 "오큘러스는 삼성전자와 협업을 위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국지사를 한국에 설립해 개발자를 양성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3월 페이스북의 오큘러스VR 인수는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협력 업체가 기존 구글에서 페이스북까지 확대됐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가상현실 시장이 향후 삼성전자의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회동도 VR에 힘을 실어준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시장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해 2020년 123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평균 57%가량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애플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시판된 디스플레이 중 해상도가 가장 높은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아이맥'을 선보이면서 초고화질 TV시장 본격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일체형 데스크톱 아이맥은 현존 최고 해상도라는 점에서 애플이 초고화질 TV를 내놓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데스크톱 디스플레이와 가전으로서의 TV는 카테고리가 다르지만 가능성 면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 등 기존의 가전 사업자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한편 애플은 2015회계연도 1분기(2014년 10~12월) 실적 콘퍼런스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맥과 앱·콘텐츠·애플페이 등과 관련한 서비스, 아이팟, 애플TV, 애플워치 등 기타 제품군으로 매출 분류를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는 단순한 분류 변경이 아니다"라며 "아이팟에서 신화가 시작됐지만, 이제는 애플페이와 애플워치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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