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4월16일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사고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추가자료가 15일 확인됐다. 당시 박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한지 7시간이 지난 오후 5시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방문했을 때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사고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감사원으로부터 추가 입수한 대통령 발언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대통령 :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과 승객들이 이런 불행한 사고를 당하게 돼서 참으로 참담한 심정입니다. 지금 상황을 보고를 하셨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생존자들을 빨리 구출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거기에 총력을 다 기울여야 되고, 또 아직도 배에서 나오지 못한 승객이나 학생들을 구조하는데 단 한명이라도, 뭔가 어디 생존자가 있을 것 같으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5시가 넘어서 일몰시간이 가까워오는데 어떻게든지 일몰 전에 생사 확인을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입니다.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이경옥 안행부2차관 : 갇혀있기 때문에 구명조끼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선체 내부에
▶대통령 : (혼잣말로) 아, 갇혀 있어서...
감사원은 당시 박 대통령이 이와 같은 발언내용과 다른 정황들을 볼 때 대통령에 대한 보고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발언 전에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승객과 학생 등을 언급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와 반대의 해석을 제기했다. 그는 감사원이 대통령에 대한 보고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근거로 제시한 내용 가운데 "단 한명이라도, 뭔가 어디 생존자가 있을 것 같으면"이 빠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감사원은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대통령께서 중대본 방문시 “아직도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승객이나 학생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하신 이후 “구명조끼 입은 학생을 발견하기 힘드냐”고 말씀하신 바, 선체 잔류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 곤란함'이라고 밝혔다고 보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감사원이 일부 발언을 임의로 생략해 대통령의 뜻을 다르게 해석했다고 본 것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이 차관이 아이들이 배 안에 있다는 것을 언급했을 때 대통령이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감사원은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는 내용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줄인 것일 뿐 내용상의 왜곡은 없으며, 녹취록을 통한 판단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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