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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선택은 '정부와 공조'…기준금리 사상 최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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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구채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로 인하한 것은 경기 부양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와 적극적인 공조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경제주체들의 부진한 심리가 뚜렷하게 회복되지는 못하고 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나란히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해 경제를 보는 시각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2.00%로 정한 금융통화위원회의 15일 결정은 지난 8월 금리 인하에도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상황 인식에 정부와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미진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에 발표한 41조원의 정책자금 패키지 중 연내 집행액을 5조원 늘린 31조원으로 결정하면서 내수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 7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춘 3.8%로 제시했으며 이날 다시 0.2∼0.3%포인트 정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총재도 "소비 심리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기업 심리는 아직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정부와 한은의 '부양 공조'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50.4%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힌 것이다. 기준금리 동결(49.6%)을 예상한 전문가도 거의 비슷한 숫자로 나타났지만 대부분은 내달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등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대내외 경제 여건을 감안한 한은 금통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와의 정책 공조의 필요성 외에 실질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지 않은 점도 금리인하에 명분이 된 것으로 보인다. 3분기를 시작하는 7월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3.9% 증가했지만 8월에는 2.8%로 밀렸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을 모두 포함하는 전산업 생산 증가율도 7월에 전년 대비 2.7% 올랐으나, 8월에는 1.4% 증가에 그쳤다.


최근의 미국 달러화 강세도 금리인하 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전일 종가인 1064.5원보다 0.5원 오른 1065.0원에 개장했다. 1070원을 상향 돌파했던 10월 초에 비해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9월 평균 1035.8원과 비교하면 약 30원이 올랐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 되고 있는 점도 추가 인하의 압박으로 작용했다. 월평균 기준 100엔당 원화 값은 지난 5월 1006.21원에서 7월 1003.66원을 기록한 뒤 8월에는 995.03원, 9월에는 964.08원으로 떨어졌다. 금리 인하를 통해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엔저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것이다.


하지만 사상 최저치로 내려간 기준금리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는 불씨가 될 전망이다. 한은의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9월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전월에 비해 3조7000억원이 늘어난 54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추가 인하로 인해 빚 뇌관이 더 커질 수 있다. 한은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 가계부채가 1년 동안 0.24%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자본유출 가능성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 역시 "금리가 많이 낮아지면 자본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은이 정부의 압박에 백기를 들고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는 '독립성 논란'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호주에서 열린 선진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이 총재와 전날 밤 와인을 마신 일을 소개하며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다"면서도 "척하면 척"이라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취임 이후 시장과의 소통, 국민 신뢰를 강조해온 이 총재의 최근 발언 기조와 이번 금리 인하가 배치된다는 점도 논란이 일 수 있다. 이 총재는 최근 국정감사와 미국 출장 기간에 "재정ㆍ통화 정책은 한계가 있다" 등 기준금리를 동결할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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