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혐의 관련부분' 판단할 수 없어 영장에 기재된 기간 내 정보 그대로 전달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카카오톡 검열 논란'과 관련한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카카오가 10일 "검찰에 자료를 '선별'해 제공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일 '카카오톡이 범죄 혐의와 관련 있는 부분을 추려 수사기관에 제공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오자 당사자인 정진우 노동당 대표가 "이것이 사실이라면 민간업체가 영장을 집행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며 다음카카오에 공개 질의를 하고 나선 데 따른 대응이다.
다음카카오는 "일부 언론에서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음카카오 법무팀이 카톡 대화내용을 직접 선별해 경찰에 넘겼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카카오는 영장에 기재된 정보 중 서버에 남아있는 정보만 제공할 뿐 절대 자의적으로 특정 대화만 선별해 제공하지 않는다. 범죄와 관련된 사항을 개인이나 사기업이 판단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또 "영장에는 통상 수사 대상자의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고 수사기관은 그 번호가 나눈 대화 내용과 그 외 수사에 필요하다고 판단된 정보를 다음카카오 법무팀에 요청한다"며 "법무팀은 영장에 기재된 정보 중 서버에 남아있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1차 수사기관인 경찰에 제공하고 이후 경찰에서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검찰에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혹 영장에 ‘범죄혐의 관련부분으로 제한’이라고 명시돼 발급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업자가 '범죄혐의 관련부분'을 판단할 수 없으므로 영장에 기재된 기간 내 정보 중 서버에 남아있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8일 발표한 정보보호 강화 방안에 대한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해도 영장이 발부되면 서버에서 암호를 풀어 전달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다음카카오는 "프라이버시 모드 상태로 이루어지는 대화, 즉 종단 간 암호화(End to End Encryption) 상태에서 오고가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저희도 암호를 풀 수 없다"고 밝혔다.
암호키가 서버가 아닌 이용자의 스마트폰에만 저장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암호를 풀어 메시지 내용을 보려면 카카오톡 서버가 아닌 이용자의 스마트폰을 압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버 저장 기간을 2~3일로 줄여도 그 기간에 전체 대화 양이 적으면 5일 전의 대화가 남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최근 서버 저장 시스템에 대한 개선으로 데이터양이 아닌 기간(2~3일)으로 지워지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2~3일이 지나면 무조건 대화 내용이 지워진다"고 설명했다. 3일이 지난 메시지는 이용자의 스마트폰에는 계속 남아있지만 카카오톡 서버에서는 지워진다는 것이다.
정보보호 강화 방안 마련이 너무 늦은 대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을 반성하고 있다. 이번 일로 사용자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게 깨달았다. 앞으로는 어떤 순간에도 사용자의 정보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놓고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번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까지는 무엇보다 행동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어떠한 일에도 초심을 지켜나가는 카카오톡, 다음카카오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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