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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우려한 '자만심'…삼성전자 실적쇼크의 주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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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신경영 만찬서부터 자만심 경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쇼크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부터 위기론을 들고 나오며 경계했던 '자만심'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급락한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 특유의 공급망사슬관리(SCM)가 허점을 보였다는 분석부터 재고관리 실패, 글로벌 영업망의 부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 중국 가전 업체들의 도약까지 수많은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과 삼성전자 내부에선 이 같은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갤럭시S3 히트상품이 없는 가운데서도 스마트폰 1위 잔치를 벌인 자만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의 한 고위 임원은 "갤럭시S3 이후 전략 제품들의 실적이 연이어 좋지 않았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과 양강 구도를 이루며 겉으로 보기에는 전략 제품들이 계속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히트 상품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갤럭시S3 히트상품이 없는데도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약진한 것처럼 보였던 것은 스마트폰의 공급구조에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유통망을 통해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이동통신사에 공급한 스마트폰(셀 인)을 기준으로 매출을 올린다. 즉, 소비자한테 직접 판매될 때(셀 아웃)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사에 스마트폰을 공급할 때 돈을 버는 것이다.


갤럭시S3의 성공 이후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은 후속작인 갤럭시S4를 앞 다퉈 주문했다. 당시만 해도 애플과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기 때문에 순풍에 돛 단 듯 판매가 순조로웠다.


늘어난 이통사들의 주문에 힘입어 생산물량도 늘어났다. 하지만 이동통신사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갤럭시S4는 갤럭시S3 만큼 반응이 좋지 않았다. 결국 글로벌 이통사들이 갤럭시S4의 판매가 수월하지 않자 후속 전략 제품들의 주문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서도 자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확대되며 판매량이 줄기 시작했다. 갤럭시S4를 비롯한 상당수 제품들이 재고로 남게 된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들 역시 이통사에 공급된 셀 인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상정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실상은 이통사에 공급한 스마트폰 물량이 최대였지 실제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1위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착시 현상이 1~2년 가까이 이어지며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본격화 된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1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브랜드를 지나치게 과신하며 자만심이 커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실적 부진은 기존 재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오는 4분기까지는 다소 부진한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전자 내부에서 싹튼 자만심이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때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삼성그룹 전 임직원들을 향해 강조했던 위기의식을 간과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분기 영업익 10조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이 회장은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한다"고 위기의식을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신년사에선 "5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를 과감하게 버리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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