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브루킹스 연구소 공동 집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미약해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회복 격차가 더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집계하는 '타이거지수'를 5일(현지시간) 공개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균형 성장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타이거지수는 주요 20개국(G20)의 경기를 점검하는 지표다. 국가별 국내총생산(GDP)·수출입·산업생산 등 13개 부문을 종합해 산출한다.
이날 공개된 종합 타이거지수는 지난 8월 현재 8.05로 전월(7.84)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2010년 3월의 17.69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다. 타이거지수는 2011년 12월 2.87까지 내려갔다 서서히 상승 중이다. 그러나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디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선방이 두드러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실업률이 최근 6.1%까지 내려가는 등 미국의 고용시장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의 나홀로 성장은 글로벌 경제의 지속가능한 회복을 뒷받침하기에 충분치 않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수석 연구원은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각국 정부가 제대로 된 개혁 기회를 놓쳤다는 게 가장 우려할만한 점"이라면서 "꾸준한 달러 강세로 미 경기회복의 혜택이 상쇄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의 경제 전망을 어둡게 봤다. 영국을 제외한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들의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추가 경기위축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다. 지난 4월 소비세 인상은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 정부의 노동시장 및 경제구조 개혁 약속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회복 온도차 역시 크다.
타이거지수 구성 항목 중 실물경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가 '실물경제 지수'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지수 격차는 2010년 0.62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벌어져 지난 8월 8.81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선진국 실물경제가 지난해 6월부터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신흥국은 더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신흥국의 경기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곧 마무리되는데다 글로벌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돈줄 죄기와 금리인상 가능성, 경기회복에 힘입어 달러 강세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그 동안 과도하게 풀린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으로부터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도 커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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