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두문불출' 28일째…최장기 잠행 기록에 쿠데타-체포설 확산
[아시아경제 김진욱 인턴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28일째 두문불출하고 있다. 집권 이후 최장기 잠행 기록에 중화권 일부 매체와 SNS를 중심으로 '쿠데타설'이 확산되는 그의 거취와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9월3일 리설주와 모란봉 음악회를 관람한 이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잠행이 십여일 가량 진행됐을 때 가볍게 제기됐던 건강 이상설이 25일 최고인민회의 불참 이후에는 '쿠데타설'까지 나왔다. 인민회의는 다른 나라의 국회에 해당하는 북한의 최고주권기관이다.
쿠데타설 확산의 중심에는 언론이 있다. 중화권 군사전문지인 시루(西陸)군사가 "최근 김정은의 호위부대가 갑작스러운 총격을 받았으며 직후 김정은이 체포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이 보도를 다른 중화권 매체인 중국일보(中國日報)와 빈저우뉴스넷 등이 함께 전하면서 북한 쿠데타설이 중국 내에 급속히 확산됐다.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중국의 SNS에서도 비슷한 소문이 떠돌았다.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 김정은의 친위부대가 관저를 습격했고 그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쿠데타군의 리더는 조명록 군 총정치국장이다"라는 내용이다. 조명록은 지난 2010년 숨진 것으로 전해졌지만 루머는 계속 확산됐다. 결국 웨이보는 '북한 쿠데타' 키워드의 검색을 차단했다.
북한 쿠데타설이 확산되자 중국의 관영신문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29일 '북한 쿠데타라는 가짜 뉴스를 날조하는 것이 재밌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환구시보는 "터무니없는 루머를 중국 사람이 만들었는지 아니면 외국의 소문을 앵무새처럼 따라 했는지 모르지만 한국과 미국 등 서방의 가치 선택 방향과 일치하는 행동이자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악화시켜 중국의 국익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의 '신비주의'가 북한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인식을 방해하고 루머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간의 이목은 오는 10일 열릴 노동당 창건 기념식으로 향해 있다. 김정은은 이날 중요한 공식행사 중 하나인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욱 인턴기자 ll959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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