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가 공식 행사에 한 달 가까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북한 체제가 폐쇄적인 탓이다.
김정은이 북한 언론 보도에 등장하지 않은 것은 지난달 30일로 27일째가 됐다. 그가 왜 모습을 보이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지만 건강 이상설이 중심에 있다.
발목 수술에서부터 과도한 음주 등에 따른 통풍, 뇌 이상, 군사쿠데타설 등 추정은 다양하다.
북한 전문 매체 자유북한방송은 지난달 29일 '평양 내부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이 지난 11일 괴사된 뼈를 절제하고 이식하는 수술을 8시간 동안 받고 현재 별장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微博) 등 중국 인터넷에서는 지난주말부터 북한 쿠데타설이 돌았다. 북한 수도 평양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김정은의 친위부대가 관저를 습격했고 체포하는데 성공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미 국무부의 젠사키 대변인도 30일 중국 등에서 유포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에 대해 "관련 보도를 보기는 했지만 확인해줄 만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매체 뉴포커스는 북한 통신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 생존 때에도 외부언론의 과도한 관심을 이용한 일종의 신비주의 연출을 많이 반복했다며 신변 이상설을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의 폐쇄적 특성을 가장 큰 이유로 든다. 북한 권력의 핵심 인물인 김정은이 장기간 두문불출하는데도 폐쇄된 사회여서 그의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추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건강과 관련해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확인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한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정도로만 추정한다.
실제로 북한관영 조선중앙 TV 는 지난달 25일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이라며 김정은이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부 당국은 외국 의료진이 김정은의 다리 치료를 위해 평양을 찾은 정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누가 들어갔는지와 어느 정도 아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관계 당국은 김정은이 지난 18일 청년동맹 초급일꾼대회에 서한을 보내는 등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몸이 불편하지만 업무를 정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 같고 정부 당국자들은 이런 판단에 공감을 표시한다.
김정은은 지난 3일 모란봉악단 음악회 관람 이후 공개행사에 나오지 않고 있는데 문자 그대로 '두문불출'하는지, 아니면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지방 현지 잠행지도를 계속하고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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