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한국투자증권은 22일 현대모비스에 대해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이 한전 본사 부지 입찰의 최종 승자로 결정되면서 연구개발(R&D) 재원과 인수합병(M&A) 기회가 줄어들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6만원에서 3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낙찰대금 10조5500억원과 향후 개발비용에 대한 일부 참여가 불가피해졌다"며 "모비스의 동원가능 현금이 7조9000억원에 달하고,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3조7000억원임을 감안하면 어떤 참여비율에도 차입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탄탄한 대차대조표의 활용측면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R&D와 전문성 확보를 위한 M&A를 할 수 있는 장기재원의 일정부분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부품사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글로벌 부품사 간 R&D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또 글로벌 부품사 간 M&A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면서 전문화·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한전 부지 개발로 그룹차원의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나 이는 R&D와 M&A 재원의 감소라는 기회비용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번 거래로 지배구조 개편이 앞당겨 질 경우 모비스에게는 지난 3년간 지속된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어 김 연구원은 "핵심부품비중 상승과 현대라이프의 빠른 흑자전환이라는 기존 투자포인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높은 주가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매수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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