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주민이면 의무적으로 달아야 하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휘장을 암시장에서 저가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8일(현지시긴)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이 고위간부들이나 외교일꾼들과 동일한 초상휘장을 달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정일 시대까지만 해도 외국에 나오는 북한 사람들은 계급과 지위에 따라 초상휘장의 모양이 모두 달랐지만 최근에는 계급과 지위에 상관없이 외국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꼭 같은 모양의 초상휘장을 달도록 한 것으로 RFA는 분석했다.
RFA는 이어 북한 암시장에서 팔리는 김일성, 김정일 초상휘장, 이른바 ‘꼭지’ 값이 크게 하락했다고 전했다. ‘꼭지’는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휘장을 가리키는 '은어'로 항상 가슴에 달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주민들이 이런 별칭을 붙였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2012년 5월, 새로운 ‘꼭지’가 나왔을 때 장마당에서 최고 중국인민폐 110원(위안)을 불러지만 현재 장마당에서 ‘꼭지’ 값이 중국인민폐 40원까지 값이 내려갔다.
또 ‘꼭지’는 조직과 계층, 간부등급에 따라 수십 가지의 형태가 있으며, 간부들에게만 특별히 수여되는 ‘꼭지’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기 때문에 값이 비싸더라도 인기가 상당히 높다.
이러한 ‘꼭지’가 장마당에서 암거래 될 수 있는 것은 북한 당국이 지방 당 선전선동부를 통해 ‘꼭지’를 내려 보낼 때 파손이나 오손을 감안해 여유분을 추가하기 때문이다.
자강도 만포시 당위원회 선전선동부 간부들이 최근 중앙에서 내려 보낸 ‘꼭지’를 ‘초급당비서’들에게만 수여하고 ‘부문당비서’들에게 수여할 몫은 몰래 장마당에 빼돌렸다는 주장도 있다.
북한 소식통은 “흔히 중앙에서 ‘초급당’이라고 하면 ‘부문당’도 포함시킨 의미”라면서 “그러나 선전선동부 간부들이 초급당과 부문당을 분리시키는 방법으로 중앙의 지시를 교묘히 왜곡해 ‘꼭지’를 빼돌렸다”고 강조하면서 북한 장마당에서 ‘꼭지’가 유통되는 경로를 설명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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