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클라라는 영화 감독을 꿈꾸는 여학생이다. 경제적인 여건으로 고민하던 그녀는 자신의 인적사항과 향후 계획을 인터넷에 올렸고 그녀의 가능성을 높게 산 15명의 투자자들로부터 5만달러를 유치했다. 투자의 대가로 그녀는 투자자들에게 10년간 연 소득의 5%를 배당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클라라의 사례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개인을 금융상품처럼 사고파는 시대가 왔다.
황윤정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라라와 같이 자신의 미래 가치로 투자자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크라우딩 펀드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이 스스로 금융상품이 돼 투자를 유치하고 배당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인간의 지분 거래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업체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페이브(Pave), 업스타트(Upstart), 콜럼버스 펀딩(Columbus Funding) 등이다.
인간이 상장돼 거래되는 이러한 '인간 증권거래소'의 개념은 인간의 금융상품화, SNS를 통한 자금 중개, 수요자가 공급자가 직접 정하는 대출 조건 등 앞으로 전개될 금융산업의 변화가 집약적으로 함축돼 있는 사례다.
황 연구원은 "단,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라는 점에서 인간을 기초로 설계된 금융상품은 높은 변동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클라라가 영화 감독의 꿈을 접고 가정주부가 돼도 투자자들은 경영권을 행사하며 이를 저지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SNS 플랫폼의 보안성에 대한 불안도 남아있다. 황 연구원은 "최근 차량 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연결해주는 우버(Uber)가 논란을 일으킨 것도 이러한 불안감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SNS를 통한 신상정보 유출 등의 우려가 잔존하는 상황에서 SNS가 금융회사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계점은 존재하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황 연구원은 "수익 보장과 안정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지만 페이스북을 통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 등 최근의 사례를 통해 소셜 미디어를 통한 자금 조달의 효율성과 파급력은 이미 증명됐다"며 "Pave의 사례처럼 인간의 지분 거래 또한 소셜 미디어 상에서 확산되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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