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제2롯데월드 '프리 오픈', 사실상 사용 승인 수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울시가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문제와 관련해 '프리 오픈(pre-open)'을 추진하는 등 유보 방침을 밝힌 가운데, 참여연대 등 지역시민단체들은 '사실상 사용 승인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에 나섰다.
참여연대·송파시민연대·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일간 프리오픈 후 (사용승인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시의 발표는 사실상 사용승인 수순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 시는 기자설명회를 열고 "제2롯데월드와 관련한 시민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프리오픈을 통해 시민들이 스스로 체험아고 안전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한 후 사용승인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유보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사실상 임시사용여부를 승인해 준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자원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시에서 저층부 프리오픈을 거친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개장을 하기 위한 '선전포고'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시민들의 요구는 확실한 안전·교통 대책이 마련 될 때까지, 석촌호수와 제2롯데월드 관련 조사결과가 나올 때 까지 보류하자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인근의 심각한 교통혼잡과 관련한 구체적인 대안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잠실 주민인 홍성용 레이크펠리스 입주자 대표도 "박원순 시장은 항상 '오로지 시민, 오로지 서울'을 말씀하셨는데 오늘 결정을 보니 '오로지 롯데'처럼 들리는 것 같다"며 "지금도 잠실사거리는 주말만 되면 올림픽대로로 나가는데만 40~50분이 걸리는데 지금까지 시는 이와 관련한 교통, 환경, 안전 어느분야에서도 주민들의 양해를 구한 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상황에서 개장을 강행한다면 소송 등 각종 대책을 마련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2롯데월드 지하3~5층에 설치될 고압변전소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이들은 "제2롯데월드 지하 1~2층 4780t급의 초대형 아쿠아리움 아래인 지하 3~5층에 15만4000볼트 규모의 고압변전소가 들어서는 것도 위험하다"며 "그러나 시민들은 변전소 안전 문제에 대한 정부와 시 차원의 조사가 이뤄졌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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