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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은행·보험권은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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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정부가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해 2016년 300인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2016년 7월부터 대규모 단일기업 대상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과 보험권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행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로 가입대상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퇴직연금을 통한 관리수수료 이익은 좀 더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체 퇴직연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확정급여형(DB) 적립금 운용 수익률이 지난 2분기 1%대 수준에 그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시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은행 및 보험업계보다는 수익증권운용에 전문성이 있는 증권업계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주요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실질 수익률이 연 1~2%대에 불과했다"며 "아무리 저금리 상황이라도 은행의 정기예금이나 국채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로 시장 규모가 늘어나면 금융회사들의 여건이 좋아지게 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과 보험권은 특히 퇴직연금 기금형 제도 도입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 기금형 제도란 기업에서 독립된 연금기금을 설립해 노사협의회 등이 연금운용 정책을 결정하고 외부 수탁인을 지명해 자산운용 등을 일임하는 연금지배구조의 한 종류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행 계약형 제도의 개선을 통해서도 기금형의 도입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기금형이 수익률을 제고할 것이라는 논리는 미약하다"고 말했다.


계약형 제도란 사용자와 근로자 간 단체협약 등에 의해 합의하고 실질적으로 제도운영은 금융회사에 일괄 위탁하는 형태다. 현재 국내 퇴직연금제도가 이에 해당한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에 위탁된 퇴직연금 자산의 95%가 대기업 것인데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금융사의 역할 축소가 우려된다"며 "지금까지 퇴직연금 시장 만든 금융기관들의 역할이 컸는데 갑자기 기금형을 만들면 금융사의 퇴직연금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현재 국내 여건상 기금형 제도 도입 시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선 계약형 제도는 관련 정보를 집적하고 있는 사업자를 금융감독원에서 통합 감독할 수 있지만 기금형 제도는 개별 기금을 일일이 감독해야 하므로 많은 인력과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이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아직 신탁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경우 기금에 대한 밀착 감독이 이뤄지지 못하면 대형 사고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2년에 일본 최대 기금형 운용회사인 AIJ자산운용이 고객 기금들로부터 유치한 약 2000억엔(2조8000억원)의 수탁자금 중 90% 이상을 날린 사건이 발생했다.


개별 기금(기업)들에는 허위로 작성한 운용 보고서를 보내는 방법으로 파행 운영을 한 게 문제였다. 현재 진행 중이지만 그 결과로 약 88만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퇴직금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없을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약형 제도 구조하에서 운영시 근로자의 참여 확대와 가입자보호 강화 방안을 모색함으로서 수급권을 보호하고 기금형 제도 도입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30인 이하 중소기업 보호 차원의 기금형 제도는 퇴직연금 사각지대 해소차원에서 도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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