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수락산 오염과 민원 주범 불법매점 정비, 주민휴식공간으로 복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노원구(구청장 김성환)는 시민들이 즐겨찾는 수락산에서 불법영업을 해오던 매점에 대해 일제 정비해 쾌적한 도시공원으로 복원하기로 했다.
구는 그동안 위탁매점형태로 수락골에서 운영되던 수락산 매점 7개를 9월 말까지 정비하기로 했다.
구는 이를 위해 매점주들을 자진 이전시키고 지난 22일 매점시설을 인도 받았다.
이들 매점은 1992년 구가 수락산 계곡부에 난립돼 있던 무허가 노점들을 정비하면서 8개소에 11㎡규모 매점을 설치, 노점주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노점주들과 위·수탁계약을 체결해 이들로 하여금 매점을 운영하게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들 매점주들은 매점에 파이프 천막 비닐 등으로 증축, 공원을 점유했다.
큰 매점은 당초 11㎡이던 것이 250㎡늘어났고 작은 것도 130㎡로 증축돼 사용되고 있어 이번 정비로 인해 산림이 약 1150㎡정도 회복되게 됐다.
특히 행락철에는 계곡에 좌판을 깔고 파라솔을 설치, 영업해 등산객들의 왕래가 어려울 정도로 불법영업을 일삼았다.
매점은 공산품만 팔도록 돼 있으나 술과 조리행위로 화재위험은 물론 음식냄새로 공기를 더럽히고 수질을 악화시켰다.
구청의 수차례 시정명령에도 이들의 불법영업은 개선되지 않았고 시민들의 민원은 늘어만 갔다.
구는 시민들의 쾌적한 산행을 위해 더 이상 매점을 위탁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해 지난해 1월 매점주들에게 재위탁불가를 통보했다.
하지만 이들 매점주들이 생존권을 내세우며 김성환 구청장을 찾아와 1년만 더 계약을 연장해줄 것을 요구했고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11월30일까지 계약을 연장해주었다.
그러나 업주들은 지난해 11월 마지막 위탁계약이 만료됐음에도 자진이전을 거부하고 올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을 방문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시위를 벌였다.
김성환 구청장은 선거에 영향을 받아도 좋으니 원칙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민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들은 노원구청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까지 했다.
5개월여 간 법리공방 끝에 지난 8월초 노원구가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소송 결과에도 자진 이전을 거부하고 저항했으나 구는 이들을 끈질기게 설득, 결국 8월 중순 매점주들의 자진이전과 함께 매점시설을 인도받게 됐다.
구는 이들 매점시설을 완전 철거, 그 자리는 산림으로 복원할 계획이며 일부는 시민들을 위한 운동시설과 의자 등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친구들과 함께 수락산을 찾은 이재분씨(46, 상봉동)는 “그동안 파전냄새와 고기굽는 냄새로 얼굴을 찌뿌렸던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이렇게 깨끗하게 회복돼 다행이다.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영성씨(57, 상계동)는 “매점에서 3일 영업을 안한 것 같은데 벌써 계곡물이 깨끗해져 고기들이 놀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구는 산림보존과 등산객 안전을 확보하기위해 지난 2012년 9월부터 수락산내 막걸리 불법 노점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 직원을 동원해 단속활동을 펼쳐왔다.
그동안 10개 노점을 정비하고 지속적으로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성환 구청장은 “이번 불법 매점 정비 구역은 시민들의 산행과 휴식에 많은 불편을 주었고 끊임없이 민원이 제기된 곳이라 부득이 정비하게 됐다”며 “훼손된 자연을 회복하고 복원해 주민들의 편안한 쉼터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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