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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아빠 살려라"‥시인·작가들, 릴레이 동조 단식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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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십자가를 보라. 팔 벌려 누구든 품에 안으려면 손에 못 자국이 있어야 한다."


한 시인이 '사랑'이라는 시를 절규하듯 큰소리로 읊었다. 시인은 그 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다고 했다. 또 한 시인이 말했다. 그는 "세월아, 네월아 가지를 마라. 아까운 청춘이 다 간다"는 진도아리랑 노랫가락처럼 젊은 애들이 세월호를 타고 (정말로) 세월 밖으로 밀려났다". "책임 있는 사람은 장막 밖으로 나오라"고 목 놓아 소리쳤다.

26일 오전 서울광화문광장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단식 농성 천막 위로 햇빛이 쏟아졌다가 다시 먹구름이 덮치기를 반복했다. 농성장에서 동조 단식하는 이들은 "이번 주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고비"라며 "유민 아빠를 살려야 한다"고 걱정했다. 그새 전국 금속노조연맹 노동자들은 "금속노조원인 김 조합원이 홀로 죽음을 불사하고 싸우는 동안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동조 단식에 돌입했다.

"유민 아빠 살려라"‥시인·작가들, 릴레이 동조 단식 '돌입' 26일 한국작가회의 소속 회원들이 서울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세월호 유가족 단식에 동참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도종환 시인(국회의원), 이시영 시인(한국작가회의 이사장), 현기영 소설가(작가회의 상임고문), 이시백 소설가(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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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대의 증인'인 시인, 작가 등 문인 30여명도 릴레이 동조 단식을 선언하며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영화·연극인·만화가 등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예술인 행동과 함께 8월1일부터 시작한 개별적인 동조 단식을 한국작가회의 차원으로 확대, 전면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중에서 60∼70대의 현기영 소설가(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 이시영 시인(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이시백 소설가(한국작가회의 산하 자유실천위원장), 도종환 시인(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등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이시백 위원장은 "여기서 올바른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어 내지 못 하면 세월호의 진상을 영원히 규명하지 못 한다"며 "한주간 문인들은 개별 차원에서 진행하던 동조 단식을 조직적으로 전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7월 말∼8월 초 문인교류 협력을 위해 여러 작가들과 몽골을 다녀온 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 추진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이시영 시인과 현기영 소설가는 하루 동안 나이 어린 후배 작가들과 농성장을 지킬 생각이다. 이시인은 "40년전 유신 반대를 외치던 바로 그 자리에 또다시 앉아 있다는 사실이 실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시인은 1974년 자유실천문인 '101인 선언'에 참여해 수십여년 동안 되풀이해서 연행과 구금을 당해 온 실천문인의 한 사람이다. 101선언이 있었던 자리는 종각이다. 당시 실천문인 중 제일 막내였던 이 시인은 그해 11월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창립한 이래 1987년 민족문학작가회의, 2007년 한국작가회의에 참여하며 문인들을 이끌고 있다. 이에 만감이 서린 표정으로 단식을 이어갔다.


동조 단식에 참여한 실천문인들은 "용산 참사, 4대강 반대, 밀양과 쌍용차사태, 제주 강정마을 등을 숨가쁘게 달려왔다"며 "약자의 편에서 시대를 공감해야 하는 문인의 책무가 어느 때보다도 버겁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현 소설가는 "어린 학생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온 국민이 안방에서 지켜봐야하는 현실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통탄했다. 또한 "시대의 고통을 증언하는 문인이라면 세상을 뒤덮은 어둠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되뇌었다.


이날 문인들은 "대통령은 즉각 유가족을 만날 것"과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며 각 분과별로 오는 31일까지 릴레이 단식농성을 이어갈 것을 선언했다.


세월호 사태 131일, 김영오(김유민 학생 아버지)씨 단식 44일째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에는 불교·기독교 등 종교인, 영화·연극인, 만화가 등 예술인들을 비롯해 노동자단체 소속 회원 수백여명이 동조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장 중앙에는 개별적으로 참여한 시민들도 여럿 있다. 현재 세월호 유가족인 김영오씨는 단식 도중 병원에 실려가 생명이 위태롭다는 판정을 받고도 다시 돌아와 단식 중이다. 그새 다른 희생자 유가족들은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인근에서 대치하고 있다. 이에 문인들이 동조 단식에 돌입함에 따라 각계의 동조 단식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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