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중국 스토리인물사]강동의 패자 손권

시계아이콘01분 47초 소요

[중국 스토리인물사]강동의 패자 손권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AD

손권(孫權ㆍ182~252)은 삼국시대 오나라의 초대 황제로 조조, 유비와 더불어 천하를 삼분했다. 오나라를 세운 손견의 차남으로 200년 형 손책이 죽자 뒤를 이어 강동의 패자가 됐다.


형 손책은 임종 시 손권에게 "전투에 관해서는 내가 너보다 한 수 위일 것이다. 그러나 현명한 신하를 등용하고 강동을 지키는 데는 네가 더 나을 것이다"라며 자중자애를 당부했다. 한 관상가는 "그는 제왕에 오를 상을 지녔다. 게다가 장수할 상이다. 훌륭하다. 강동의 벽안아(碧眼兒)여"라며 밝은 장래를 예언했다.

손권의 제1참모는 형 손책의 친우인 주유였다. 손권은 주유에게 "형이 유언 시 국내의 일은 장소에게 묻고 국외의 일은 당신에게 맡기라고 했다"며 신뢰감을 표했다. 주유는 '주유전'에 "늠름하고 용모가 수려했다"고 기록될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다.
주유는 강동지방의 뛰어난 인재를 다수 천거했다. 대표적 인물이 노숙이다. 노숙은 임회군 동성현 출신으로 군략에 밝고 지략과 무용이 뛰어난 인재였다. 제갈량의 형 제갈근도 참모로 끌어들였다.


208년 조조는 형주의 패자 유표가 죽자 형주를 공격했다. 유표의 뒤를 이은 유종이 투항하니 천하의 요충지가 조조의 손에 들어왔다. 손권은 유비와 연합해 조조의 남하를 막을 것인지 아니면 투항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국가적 위기에 직면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빠졌다. 유비를 모른 체하면 조조의 힘이 더욱 강해질 터이고 돕자니 호랑이를 키우는 꼴이었다.


조정은 둘로 나뉘었다. 장소 등은 조조의 세력이 너무 강하므로 타협해야 한다는 온건론을 폈다. 반면에 주유와 노숙은 유비와 힘을 합쳐 조조의 남하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노숙은 "저희 신하들이야 항복하면 세상 살아가는 데 부족하지 않은 관직쯤은 얻겠지만 주군은 오갈 데가 없고 대대로 내려오는 명문 가문의 긍지는 어떻게 되겠습니까"라며 항전을 주장했다.


노숙의 주장이 채택돼 유명한 적벽대전이 시작됐다. 조조군은 풍토병으로 많은 병사가 전사해 사기가 떨어졌고 유비ㆍ손권 연합군의 화공전에 말려 참패했다.


적벽대전 이후 손권과 유비는 형주 문제를 놓고 갈등하게 된다. 주유는 유비를 쳐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노숙은 유비와 타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노숙은 어디까지나 조조가 주적이며 유비에게 형주를 넘겨줘 조조에 대항하는 것이 오나라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손권은 노숙의 주장을 수용해 유비의 형주 공략을 용인했다.


오나라는 강북에서 남하하는 세력과 토착호족의 연합정권이었다. 이에 따라 반(反)조조의 기치가 선명한 촉나라에 비해 늘 국론이 분분했다.


217년 노숙이 죽자 조정의 분위기가 변했다. 형주를 다시 뺏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오나라는 위나라와 협약을 맺고 형주의 관우군을 공격했다. 양쪽에서 협공 당한 관우의 최후는 비참했다. 219년 오나라 여몽의 계략에 빠져 사로잡혀 참수됐다. 유비의 슬픔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오나라와의 이릉 전투는 촉의 대패로 끝났다. 육손의 책략에 참패를 당한 유비는 백제성으로 패주하고 거기서 죽음을 맞이했다.


유비 사후 제갈량은 오나라와의 관계 회복을 꾀했다. 오ㆍ촉 동맹으로 촉나라는 내정 안정과 남만 정벌을 도모했고, 오는 위의 남하를 막을 수 있었다. 위의 문제는 "우리가 아무리 기마전에 뛰어나도 이 장강이 가로막고 있는 한 오를 토벌할 수 없다"며 한탄했다. 229년 손권도 오나라 1대 황제에 즉위했다.


손권은 적벽 싸움과 이릉 싸움이라는 2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후계자 발탁에 실패했다. 장남 손등이 불과 33세에 죽었다. 동생 손화와 손패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면서 조정은 내분으로 엉망이 됐다.


결국 10세에 불과한 손량이 뒤를 이었고 손권도 252년 세상을 떠났다. 오나라는 280년 진나라의 사마염에게 멸망했다.


삼국지의 저자 진수는 "뛰어난 재주가 있어 인물 중의 걸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한 반면 "살육을 좋아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적어도 천하를 삼분한 시대의 영웅이었다.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