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올해 배당이 증권가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며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실제로는 지난해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새로 중간배당에 나선 종목들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간배당을 실시한 코스피200 10개 종목 중 중간배당 액수가 증가한 종목은 한국단자뿐이다. 한국단자는 지난해 100원에서 올해는 150원으로 늘렸다.
반면 S-Oil은 450원에서 150원으로 줄였고 대교는 110원에서 100원으로 낮췄다. 포스코는 아직 올해 중간배당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중간배당을 지난해와 동일한 500원으로 결정했다고 전일 밝혔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의 중간배당 수익률은 0.05%가량에 그쳤다. 또 SK텔레콤과 하나금융지주, KCC, 두산, 한국쉘석유 등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실망감은 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의 시가배당수익률을 제시했고 외국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배당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의 헤지펀드인 페리캐피털과 뮤추얼펀드 운용사인 약트먼애셋매니지먼트, 아티산파트너스 등은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더 많은 주주 환원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 유도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중간배당 규모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동일한 액수를 책정했고 실망감에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1일 오전 9시3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만원(2.23%) 내린 131만3000원을 기록 중이다. 전일에는 3.7%나 빠졌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특히 배당이 상승 모멘텀이 될 정도로 이슈였고 삼성전자 중간배당 증액에 대한 전망도 존재했지만 결과는 배당의 현실과 기대의 괴리를 보여줬다”면서 “중간배당이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럽지만 중간배당이나 분기배당을 충실히 하고 있는 종목이 진정한 고배당 종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올해 새로 중간배당에 나선 종목들이 눈에 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중간배당을 위해 공시를 한 기업 수는 총 5개로 파라다이스, LS, 미원에스씨, 미원화학, 청담러닝 등이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규 중간배당 지급은 향후 이익이 증가하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신규 중간배당이기 때문에 과거 중간배당을 기초로 한 배당성향을 예측할 수 없어 예상 배당수익률을 추정하기는 어려우나 향후 안정적인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과 배당수익률 잡을 수 있는 종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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