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24일 서울옥션 기업소장품 미술경매에 나온 한국적 인상주의 화가 오지호의 작품 11점이 모두 낙찰됐다. 이번 경매 최고가도 오지호의 풍경화 '무제'로 8300만원에 판매됐다.
오지호(1905~1982년)는 1910년 전후 유화가 도입되던 시절 서구의 인상주의 기법을 한국적 빛과 색채로 구현해낸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사의 중요한 작가로 꼽힌다. 그는 주로 우리네 강산과 그 자연을 비추는 빛을 그렸으며, 빛과 색채에 대한 이론적 탐구를 병행한 화가다.
이번 경매는 기업 소장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미술사조와 장르의 작품 113점이 출품돼 98점이 팔려 낙찰률 87%를 기록했다. 낙찰총액은 약 13억5000만원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기업의 위탁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경매는 미술관, 문화재단 등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참여도가 높았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 경매'를 제외하면 최근 3년 동안 개최한 경매 가운데 최고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작품 구매시 손비(경비) 인정범위가 한 점당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바 있고, 이번 출품작 가운데 다수가 이 범위에 해당해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구매하기에 적합한 작품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경매에서는 오지호 작가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며 출품작 11점 모두가 높은 경합 끝에 판매됐다. 11점의 낙찰총액은 5억4400만원에 달했다. 모두 1960년대와 1970년대 작품으로 이 시기의 그림은 회색과 청색을 주조로 더욱 깊이 있는 색채와 거친 터치 등 표현주의적 특징이 두드러진다. 작품 ‘항구’는 1800만원에 시작해 4800만원까지 경합을 벌였고, 햇빛에 반사된 들판의 푸르른 녹음을 그려낸 ‘풍경’은 낮은 추정가 3000만원에 나와 6200만원에 낙찰됐다.
이대원의 작품은 출품된 판화 29점과 유화 3점이 모두 낙찰되며 미술시장의 인기를 증명했다. 이 가운데 최고가는 8000만원에 팔린 ‘농원’이었으며, 판화는 대부분 낮은 추정가의 두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하인두 작가의 작품 역시 1970-80년대에 걸쳐 제작된 6점이 출품돼 모두 낙찰되며 1억1800만원의 총액을 기록했다. 이 중 ‘혼(魂)불-빛의 회오리’는 낮은 추정가 2000만원에 나와 5000만원에 낙찰되며 작가에 대한 컬렉터들의 관심을 보여줬다. 우리 전통의 것에서 색과 미감을 찾아 자신만의 화풍으로 소화해 낸 하인두는 한국적 추상화의 기반을 닦은 작가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김종학 작품 '설악산 풍경'은 7500만원에 낙찰됐으며, 경합이 높았던 작품으로 오승윤의 '월출산'이 260만원에서 시작해 4배 이상인 1150만원에 판매됐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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