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당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았다. 혼자만의 결정이다."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24일 후보직에서 물러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이렇게 강조했다. 기동민 캠프 선거대책위원회의 진성준 본부장도 "당 대표와 연락도, 만남도 없었고 기 후보의 '고독한 결단'"이라고 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협의에서 물러섬이 없었던 기 후보가 돌연 사퇴를 결심한 것은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치러지는 이번 7·30 재보궐선거를 통해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 후보는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있었고 최종적으로 사퇴를 선택한 것"이라며 "야권 역시 혁신해야 하지만 1차적인 선거 심판 대상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 속에서 저의 의견만 고집하는 게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기 후보가 심적인 부담을 이기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 지도부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당 대 당 연대 논의나 결정은 없다'며 한 발 뺀 상황에서 지역구에서는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을 눌러 앉히더니 노회찬까지 막아서겠다는 것이냐'는 부정적 여론이 일자, 부담을 느꼈다는 얘기다.
기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기 후보는 하루 전만 해도 물러날 생각이 없었는데 노 후보 캠프 측의 단일화 압박 공세에 밀리는 분위기였고, 중앙당에서 보는 것과 지역 상황은 딴 판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기 후보는 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동작에서 노 후보께서, 선배께서 제 몫까지 하셔서 반드시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승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노 후보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권이 혁신하는 모습으로, 개혁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서고 비춰지는 게 아니라 실망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야권 역시 개혁하고 혁신해야 한다. 야권에 실망한 국민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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