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업무 관련한 내부문서 및 이사장 언급 사항까지 이메일로 보내 기밀 유출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철도 마피아'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내부정보를 흘려 준 한국철도시설공단 간부를 첫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김후곤)는 황모 철도시설공단 부장(47)을 부정처사후 수뢰 및 한국철도시설공단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인 AVT 이사 김모씨에게 궤도공사와 관련한 내부 문건 및 조사·시험보고서 등을 수십 차례에 걸쳐 이메일로 보내 공단 비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이사장이 언급하거나 지시한 사항까지 AVT에 건네준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내부기밀을 알려주는 대가로 김씨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철도고와 철도대학 출신으로 지난 4월까지 공단 본부 궤도처에 근무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17일 황씨를 체포해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황씨 외에도 다른 공단 직원들이 AVT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와 황씨가 유출해 AVT로 흘러들어간 공단 내부정보가 어떻게 활용됐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AVT가 김모 감사원 감사관(51·구속기소) 등에게도 로비를 해온 점에 비춰 오랫동안 공단을 비롯한 공사 발주·관리감독 기관 관계자들을 관리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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