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경제력·군사력 확대에도 美 존재감 여전히 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전쟁 위기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 4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역내 불안정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별로 중국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필리핀의 경우 '역내 군사적 충돌이 우려된다'는 응답이 93%로 가장 높았다. 2위는 중국과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일본으로 85%를 기록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경우 각각 83%, 84%가 역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인들은 이보다 낮은 62%가 전쟁을 우려하고 있었다.
퓨리서치센터는 조사대상국인 11개의 아시아 국가들 중 9곳에서 전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영유권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주변국의 걱정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장 선호하는 국가에 대한 조사 결과에도 반영됐다. 11개 아시아 국가들 중 8개 국가가 '1위 동맹국'으로 미국을 꼽았다.
특히 일본의 경우 중국이 동맹국이라고 답한 비율이 7%로 가장 낮았다. 한국 응답자들 중 중국을 동맹국으로 꼽은 비율은 56%로 일본·베트남·필리핀·인도보다는 높았다.
중국·파키스탄·말레이시아는 미국을 동맹국이 아닌 적국으로 꼽았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경우 미국을 동맹국이면서 동시에 위협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WSJ은 중국의 부상에 위협을 느낀 주변 국가들이 역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아시아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문제와 미국의 드론 공격 등 일련의 사건들이 미국의 국제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을 '경제대국'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6년 전 조사와 비교해서 미국을 1위 경제국으로 꼽은 비율은 49%에서 40%로 낮아졌다. 반면 이 기간 중국이 최대 경제국이라고 본 응답은 19%에서 31%로 늘었다.
다만 중국의 군사적·경제적 영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 자체는 여전이 미국이 중국을 앞서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5%는 미국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이었다. 이는 49%를 받은 중국보다 높은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제적 지지율 역시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는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을 적국으로 꼽은 중국에서도 오바마에 대한 지지도는 51%를 기록했다.
독일의 경우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71%로 다른 국가에 비해서 높았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조사(88%)에 비해서는 하락한 것이다. 도감청 문제를 놓고 미국과 독일 정부가 갈등을 빚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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