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예훼손 책임 인정하기 어렵다”…동영상 사건,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번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이명박 전 대통령을 패러디한 ‘쥐코’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김종익(59)씨가 결국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소봉)는 김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한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고 1일 밝혔다.
김씨는 2008년 자신의 블로그에 ‘쥐코’ 동영상을 올린 후 자신이 민간인 사찰 대상이 됐다고 폭로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검찰은 김씨가 동영상을 올린 행위를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 대상으로 삼았지만 2009년 10월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범죄혐의는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나 이후 정황 등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 처분을 의미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김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면서 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공직자의 자질과 청렴성에 대한 부분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김씨 행위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쥐코’ 동영상은 미국 거주 한인 학생이 만든 것으로 한반도 대운하, 영어몰입교육, ‘강부자’ 내각, 미국산 쇠고기 논란까지 이명박 정부 정책을 비판적으로 패러디한 영상물이다.
김씨는 당시 수백만명이 본 것으로 알려진 해당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이유로 정부 당국의 뒷조사를 받았고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번졌다. 김씨는 검찰이 자신을 수사한지 5년 가까이 지나서야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인터넷상에 널리 퍼져 있었던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소개해 인용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명예훼손의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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