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KBS1 새 일일드라마 '고양이는 있다'(극본 이은주, 연출 김원용)가 9일 오후 처음으로 방송됐다.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시간대를 이어받아 작품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가장 돋보인 것은 배우 최윤영과 전효성의 매력이었다.
먼저 최윤영은 잡지사 기자 고양순 역할을 맡았다. 고양순은 5년 전까지만 해도 유복한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인물. 하지만 현재 그는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금전은 물론이고 삶에 치이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윤영은 그런 고양순의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냈다. 첫 번째는 자연스러운 표정연기다. 그는 꿈속에서조차 돈을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가 하면, 용돈을 달라는 엄마에게 능청스럽게 대꾸하는 등 자연스러운 표현력을 뽐냈다.
그 다음은 직장 동료 한수리(전효성 분)에 대한 감정. 한수리는 억척스러운 고양순과 다르게 여우처럼 얄미운 행동을 마다않는 캐릭터다. 최윤영은 한수리 때문에 늘 손해를 보지만 열 받은 만큼 앙갚음을 하지 못 하는 고양순의 순수함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이와 함께 전효성의 연기력도 빛을 발했다. 그는 특유의 상큼한 미소를 무기로 자신의 실수를 고양순에게 떠넘겼다. 전효성의 앙증맞은 애교와 생생함은 악역이지만 계속 미워할 수 없는 한수리를 그러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여주인공은 역경을 딛고 성장하기 위해 자신을 자극하는 상대자를 필요로 한다. 경쟁자는 악역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주인공과 함께 극을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주역인 것. 최윤영과 전효성의 조합도 그런 시너지 효과를 예상케 하며 기대감을 자아냈다.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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