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끊임없는 거짓말』
1. 최재경 검사님, 이건 약속이랑 다릅니다.
지난 5월 21일 금수원 문을 열었습니다. 금수원 수색을 물리적 충돌없이 협조하는 조건으로 오대양과 교회 그리고 유 전회장과는 관계가 없다는 이미 검찰이 발표한 사실을 재확인해주고, 교회와 관련해서는 확대 수사하지 않을 것과 교회와 관련된 땅은 지켜주겠다고 검찰이 약속했습니다. 그랬기에 문을 열면 절대 안 된다는 신도들을 설득해서 물리적인 충돌없이 수색에 협조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약속을 지킨 저희와 달리 검찰이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심한 의문이 듭니다.
지난 6월 1일에는 순천교회가 압수수색 당했고, 전주교회의 교인들도 정확한 이유 없이 감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6월 6일에는 기독교침례회 총회장이 다시 소환됐습니다. 또 신도들의 땅이라는 정황이 있으니 지켜주겠다고 했던 영농조합까지도 수사대상이 됐습니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 5일 삼해 어촌 영농조합 조평순 사장과 몇몇 대표들이 소환됐습니다. 이러한 검찰의 행태는 명백한 약속 위반입니다.
2. 일단 잡고 보는 게 검찰의 수사기법입니까?
지난 5월 27일 밤 11시 경 순천에서 신도 김모씨가 긴급체포 됐습니다. 한밤중에 여자 혼자 있는 집에 장정들이 유리창을 깨고 현관문을 부수며 쳐들어와서는 신분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영장도 제시하지 않은 채 다짜고짜 수갑부터 채웠습니다. 50대의 어머니가 성적희롱까지 당하며 구급차에 실려 순천으로, 다시 인천으로 연행돼 조사를 받는 동안 아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뒤늦게 연락을 받은 아들이 어머니가 무슨 죄로 체포됐는지 문의했으나 사건과 관련한 아무런 기록도 열람할 수 없었고 면회조차도 거절당했습니다. 먼저 체포된 추모씨에게 집 전화를 쓰게 하고 400원을 준 것이 체포 이유라는데 이는 너무 황당합니다.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며 구치소 생활을 해야 했던 그녀는 결국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나긴 했습니다만 강압적인 체포와 자백 강요로 인한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유병언이 잡힌다면 그 무렵이 아니겠냐고 사람들이 떠들던 지방선거 당일 새벽, 몇 년 전까지 교회의 선교자금을 관리했던 이모씨가 긴급체포됐습니다. 유대균의 운전기사라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고, 결국 그도 풀려났습니다. 일단 잡아놓고 아님 말고 식의 체포가 계속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할수록 검찰에 대한 믿음이 깨지고 있습니다. 이미 구속된 신도들 대다수도 이런 경우가 아닐까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1991년과 비슷한 양상으로 2014년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래도 내심 23년이나 지났으니 달라졌겠지 하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지난 1991년에도 유병언 전 회장을 참고인일 뿐이라고 거짓말로 불러냈다가 곧바로 구속시켜버린 뒤 오대양과 상관없는 사기사건으로 얽어맸던 방식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당시의 담당검사는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 자랑스럽게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분은 그랬다 하더라도 2014년 대한민국의 검찰은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혐의가 있든 없든 어떻게든 잡고 보자는 식으로 일관한다면 어떻게 수사에 협조할 수 있으며, 어떻게 그런 검찰의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
3. 기자님, 받아쓰기 뒷감당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얼마 전 유병언이 망명을 시도했다가 거절당했다는 기사가 일제히 쏟아졌습니다. 해당 국가가 프랑스, 체코 등등으로 거론되기도 했고, 대사관 근처에 수사 인력을 늘린다는 기사까지 있었습니다. 사실입니까? 그렇다면 다시 묻겠습니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망명을 시도했던 것이며 어떻게 거절당한 것입니까? 교인들 중에는 유병언 전회장의 망명시도에 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어서 여러 대사관에 문의까지 해봤습니다. 하나같이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당연합니다. 그런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
제 3자가 망명을 신청한다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현 상황에서 유병언 본인이 직접 망명을 시도했을까요? 더더군다나 불가능한 얘깁니다. 그런데 왜 관련 기사가 몇날 며칠동안 언론을 장식하게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망명이라는 단어가 언론 쪽으로 어떻게 처음에 흘러 들어간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기사를 작성하기전 기본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게 기자의 기본적인 역할 아닌가요? 이런 식으로 누군가가 흘려주는 대로, 불러주는 대로 기사를 썼다가 나중에 오보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지시려고 하십니까?
저희는 이번만큼은 지난 1991년의 오대양 마녀사냥처럼 당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언론의 그 어떤 오보나 인권모독, 사생활 침해 등 잘못된 것들은 모두 다 꼼꼼하게 검토하고 따져서 법적 대응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기자님들은 검찰이 불러준다고 무조건 받아쓰지 마시고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확인하셔서 기사화해주시길 바랍니다. 검찰이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그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2014. 6. 8. 기독교 복음 침례회, 평신도복음 선교회 일동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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