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인도에서 발생한 10대 사촌 자매 성폭행·살해 사건에 대한 주총리와 집권당 최고위 간부들의 부적절한 발언들이 물의를 빚고 있다.
아킬레시 야다브 주총리는 지난 3일 취재진과 만나 "언론이 관내 성폭행 사건을 지나치게 많이 보도한다"면서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인도 내 다른 지역에서도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날 이 주의 집권당인 사마지와디당(SP)의 물라얌 싱 야다브 총재는 또 주정부 치안문제에 관해 질문하는 취재진에 "당신들은 당신 네 일이나 하라. 나는 내가 맡은 일을 할 것이다"라고 쏘아붙였다. 야다브 총재는 야다브 주총리의 아버지기도 하다.
SP 간부인 람 고팔 야다브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야다브 주총리의 삼촌인 그는 "TV에서 저속하고 폭력적인 장면을 많이 내보내 우타르프라데시에서 성폭행 사건이 빈발하게 됐다"며 "많은 지역에서 소녀와 소년 간 성관계가 알려지면 성폭행으로 규정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바다운에선 지난달 27일 밤 14, 15세 사촌 자매가 집에 화장실이 없어 들판에 용변을 보러 나갔다가 남성 3명에게 집단 성폭행 당하고 나무에 매달려 숨진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성폭력 사건은 인도에서 끊이지 않는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12년 12월 수도 뉴델리에서 여대생이 버스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치료 도중 숨진 이후 성범죄 처벌이 강화됐다. 하지만 여성을 경시하는 사회적 관습과 주정부의 미온적인 대처 등으로 성폭행 사건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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