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국내 최초 '블랙·숄스' 이용한 리포트 선보여…기업 주가와 주가변동성에서 추출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블랙숄즈를 이용한 기업의 부도위험 평가'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기업의 부도위험을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의 주가와 주가변동성에서 추출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사용하는 KMV모델의 DD(자산가치와 부채간 거리)값을 추정하는 방법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C. 머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의 '블랙숄즈모형'으로 기업자산가치가 부채가치 이하로 하락할 때 부도가 발생한다는 개념을 도입해 신용위험을 측정한 방법을 사용했다. DD값이 커지면 부도위험이 감소함을 의미한다. DD값의 추이로 기업의 부도위험 방향성을 알 수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평가 방법으로 ▲기업의 신용등급 상향가능성 ▲기업의 신용스프레드 고평가 및 저평가 여부 ▲특정 업종의 신용위험 변화 감지 ▲회사채 투자유망종목 선정 기준 등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7곳을 회사채 투자유망종목으로 꼽았다. 호텔신라ㆍ코웨이ㆍ영원무역ㆍSK하이닉스ㆍ넥센타이어ㆍ세아제강ㆍ성우하이텍 등이다. 최근 DD값이 높아지고 부채부담이 감소했으며 크레딧 스프레드가 DD값 기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들이다. DD값에는 경기나 산업의 위험, 업종 경쟁강도 등 비재무적 변수와 애널리스트 의견이 반영됐다.
업종별로는 항공ㆍ해운ㆍ건설ㆍ철강 등이 부도위험이 높아졌고 기계ㆍ자동차 및 부품ㆍ화학 등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의 부동산 PF 보증 규모와 해운ㆍ항공사의 리스 사용액들이 부채로 추가 감안된다면 이들의 부도위험은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최종원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기존에 신용평가사 등은 개별 기업의 재무제표에 초점을 맞춰 리스크를 봤다면 이 모델은 주식의 내재가치에서 나오는 이론적 부도확률을 구한다는 면에서 측정 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말 기준 채권 발행잔액은 주식시장 시가총액보다 큰 1498조원이고 크레딧물 잔액은 820조원으로 채권시장 성장이 빠른데도 관련 이론적 자료가 많지 않아 이번 평가자료를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앞으로 부도위험 평가 보고서를 분기별로 발표하고, 대상 기업도 상장사에서 비상장사까지 늘릴 계획이다. 최 연구위원은 "주가 등 정보가 많아 상장사를 이번 평가 대상으로 삼았지만 앞으로는 회사 성격이 비슷한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참고해 비상장사까지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크레딧 유니버스와 회사채 투자유망종목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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