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산하 공기업 임원에 내정설 나돌자 노조 반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후속대책으로 '관피아' 척결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해양수산부 산하 공기업 임원에 여당 출신의 정치인 내정설이 나돌아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항만공사 노조는 22일 오전 한국노총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공석인 여수광양항만공사(이하 항만공사) 상임이사(경영본부장) 자리에 낙하산 인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장목 항만공사노조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상임이사 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는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는 A씨다. A씨는 목포ㆍ무안ㆍ신안축협조합장 출신으로, 새누리당 목포시당원협의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항만ㆍ물류 분야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하마평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두 달여 전부터였다. 사내에 A씨가 경영본부장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돌았고, 소문대로 A씨는 상임이사직 공모에 참여했다. 이어 항만공사 항만위 임원추천위는 15일 A씨를 포함한 3명의 후보를 선정해 기획재정부에 최종 선임을 요청해 둔 상태다. 항만공사노조 측은 이주 중 신원조회가 끝나면 내주 초 쯤 최종후보가 선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 노조 조합원들은 이에 '부당한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항만공사는 출범한 지 3년째를 맞아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낙하산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데다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반성'을 하며 이른바 '관피아'를 척결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항만ㆍ물류 산업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경영본부장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임명장을 받은 것도 아니고 (경영본부장직에) 응모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제가 전문성이 없는 것은 맞지만, 지금은 운영본부장도 아니고 경영본부장을 선임하는 것인 만큼 항만전문가가 아니라 경영전문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치권 출신의 낙하산이 아니냐는 노조 측의 지적에 대해 A씨는 "당협위원장을 한 것도 2년밖에 안 된다"면서 "지원 과정에서도 예산 2000억원에 직원 100여명을 관리하는 축협 조합장을 세 번 역임하면서 전문경영인으로서 충분하다고 설명 드렸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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