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차량 계기판의 속도계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신차로 교환해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계기판이 고장난 BMW 대신 하자 없는 차로 바꿔 달라”면서 오모씨가 코오롱글로벌과 BMW코리아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반환 등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받아들이지 않고 패소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권리 제한 여부는 하자 정도, 수선의 용이성과 치유 가능성, 매도인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사회 통념에 비춰 판단해야 한다”면서 “신차 교환 요구는 매도인에게 지나치게 큰 불이익”이라고 판결했다.
오씨는 2010년 10월 수입차 위탁판매업체인 코오롱글로텍에서 2010년형 BMW 520d를 6240만원에 구입했다. 오씨는 차를 넘겨받은 뒤 속도계 바늘이 작동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새로운 차량으로 교환해달라면서 소송을 냈다.
1심은 판매자인 코오롱 측 책임만 인정했지만 2심은 품질보증서를 발행한 BMW코리아도 함께 책임을 지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승용차 교환을 요구할 중대한 하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계기판 모듈은 볼트나 너트로 조여 있지 않고 계기판 탈착과정에서 주변에 흠집이 발생하지 않도록 완충형 받침쇠 두 개로 패널 마운트에 결합되도록 설계돼 있어서 탈착작업이 갈고리 같은 간단한 도구로 흠집 없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정비방식은 그 절차도 복잡하지 않으며, 몇 분 만에 교체가 가능하고, 교체비용도 140만7720원 정도일 뿐 아니라, 정비 후에는 계기판 전체가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된다”면서 이 사건의 하자는 주행 및 안전도와 관련한 중대한 결함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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