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와 관련 서비스업 활동에 다수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민간소비가 둔화되는 모습을 모이고 있다면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민간의 회복흐름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세재정연구원 등 연구기관장들과 경제동향 점검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아직 공고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특히 "지난달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에는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활동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더해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우선 대외경제 여건에 대해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지만 세계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하방위엄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경우 1·4분기 기록적인 한파 등 기상악화 영향으로 예상보다 낮은 0.1% 성장을 기록했으나 4월 고용지표가 크게 개선(29만명)되는 등 2·4분기 이후 성장세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4월부터 재정건전화를 위한 소비세율 인상이 시행되면서 당분간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소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중국도 1·4분기 성장세가 주춤(7.4%)해 성장둔화의 우려를 남겨둔 모습이다.
지속적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이에 따른 신흥국 경제불안 확대 가능성,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고조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여전히 열린 상태다.
현 부총리는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지만 회복세를 보이는 세계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경제도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세월호 사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표상으로 보면 완만한 회복세가 뚜렷하다. 올해 1·4분기에 3.9%의 성장세를 보이며 2011년 1·4분기(4.9%) 이후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산업활동상 전산업생산도 1·4분기에 증가세(전기비 0.6%)를 기록하는 등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도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 완화되면서 4월에는 9% 증가하는 등 개선세가 확대되고 있다.
경제의 완만한 회복흐름과 일자리 창출 노력 등에 힘입어 취업자도 1·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73만명 증가했지만 민간부문의 회복세는 아직 공고하지 못하다고 평가된다. 2013년 하반기 이후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는 기저효과 및 연초 기업투자가 본격화 되지 못한 이유 등으로 아직까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간소비의 경우 그간 양호한 소비심리와 고용여건 등으로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1·4분기의 경우 자동차(신차대기수요), 휴대폰(영업정지) 등 내구재 부문에서 일시적 요인이 발생해 개선 폭(0.3%)은 약화됐다.
현 부총리는 아울러 "지난달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소비 및 관련 서비스업 활동에 다소 부정적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특히 사고 직후 소매판매, 문화시설 이용, 관광 등의 분야에서 민간소비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지표에서 둔화세가 약화되거나 다소 개선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소비흐름에 어느 정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연구기관이 제시한 고견과 면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민간부문 중심의 회복흐름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전날에는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세월호 참사 관련 피해 가족에 대한 제반 지원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현황을 점검하고, 참사로 간접 피해를 겪을 수 있는 관련 산업의 애로 사항을 파악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한 정부가 기존에 추진해온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공공기관 정상화, 규제 개혁 등 경제정책 현안도 차질없이 챙길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여행·숙박업 등 서비스 업종이 이번 참사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해당 업종의 세금 납부 기한을 연장하는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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