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사고원인 및 잠수사 투입 경위 조사 중…실종자 가족들 '침통'
[진도(전남)=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21일째인 6일 오전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했던 민간 잠수사 이모(53)씨가 사망했다. 해경 측은 사고 원인과 잠수사가 투입됐던 당시의 상황 등을 파악 중에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브리핑을 열고 "5층 로비 부근에 가이드라인을 설치하는 작업을 위해 입수 중이던 잠수사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해당 잠수사는 오전 6시 7분께 3층에 있던 가이드라인을 5층 로비 쪽으로 옮기기 위해 입수했다. 5분 후 해상에서 이씨의 이상 호흡과 통신 두절을 확인했고 대기 중이던 다이버들을 투입해 6시 26분께 바지선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씨는 이미 의식불명 상태였다. 6시 44분 헬기로 후송된 이씨는 목포한국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7시 36분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작업 당시 동료 잠수사 없이 24~25m 수심까지 단독 입수한 상태였고, 구조팀은 22m 부근에서 마스크가 벗겨진 이씨를 발견했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본인이 마스크를 벗은 건지 아니면 벗겨진 것인지는 확인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한 잠수사가 어떤 경로로 수색 작업에 참여했는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해당 잠수사는 전날 오전에 처음 바지선에 투입돼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대기하다 이날 새벽 처음 입수했다. 고명석 대변인은 "언딘과 계약서를 작성하고 작업에 들어왔는지 구두로만 계약했는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경이 파악하고 있는 언딘 소속 잠수사들은 33명 수준이다.
세월호 사고의 구조·수색 작업에 투입됐다 부상과 잠수병 등으로 치료를 받은 잠수사는 17명이다. 이날 첫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총 사상자는 18명으로 늘었다.
사망사고 발생으로 해경의 민간잠수사 투입 계획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해경은 잠수사들의 피로 누적 등을 감안해 교체·예비 인력을 확보하고 민간잠수사 13명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잠수사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전남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도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실종자는 39명, 사망자는 263명이다.
진도체육관에 있던 한 실종자 가족은 "넓게 보면 모두 이번 사고의 희생자 아니냐. 돌아가신 분도 한 가정의 가장일텐데 안타깝다"며 눈물을 보였다.
해경은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군의관을 보강배치하고 입수 전에 혈압이나 맥박 등을 정밀하게 측정해 입수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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