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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15분의 만남'…분향소는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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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510,326,0";$no="2014043015365109996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안산=이영규·최동현기자]'15분간의 짧은 만남.'


지난 16일 3박4일 제주도 수학여행 중 침몰되는 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70명의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생들이 안산 화랑유원지 내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한날 한시 수학여행 배를 타고 떠났다가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에서 다시 만난 이들은 먼저 떠난 친구들의 영정과 위패 앞에서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30일 오후 2시19분. 대형 전세버스 1호차가 분향소에 모습을 보이자,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분향순서를 양보한 수백명의 조문객들은 이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봤다. 학생들을 태운 6대의 전세버스가 모두 분향소 앞에 도착하자, 미리 설치된 폴리스라인을 통해 1호차에 탑승한 학생과 학부모 등 가족들이 먼저 내렸다.

대부분이 하얀 셔츠에 까만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왼쪽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부모와 동행했다.


이들은 곧바로 분향소로 들어가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친구들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진 제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분향소 안에는 누군가 틀어놓은 음악이 슬픈 듯 고요하게 흐르고 있었다. 제단은 불과 40~50여m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발걸음 한 발짝 한 발짝은 무겁고 힘겨워보였다. 이들은 멀리서 친구들의 사진을 채 바라보지 못하고 모두 고개를 숙였고, 먼저 간 친구에 대한 미안함에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발걸음을 옮기는 도중 친한 친구의 영정사진과 눈이 마주친 아이들은 가슴을 부여잡고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만 닦았다. 딸, 아들의 손을 잡고 분향소에 함께 온 가족들도 울었다. 분향소에 미리 와있던 조문객들도 이 광경을 지켜보다 소리없이 눈물을 훔쳤다.


학생들은 친구의 영정과 위패 앞에 꽃 한송이를 살아 있다는 미안함과 함께 바쳤다. 친구 영정을 뒤로 한 채 돌아나오는 학생들의 눈은 눈물마저 마른 듯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그렇게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 학생들은 친구의 영정앞에 분향소 도착 15분만에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여운은 15년 이상의 느낌이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최동현 수습기자 nell@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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