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북한의 '치즈 외교'가 실패로 돌아갔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좋아하는 치즈를 만들기 위해 북한 정부 측이 프랑스 치즈 전문학교에 수강을 의뢰했다가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의 BBC 등 외신들은 "프랑스 동부 브장송의 국립유가공기술학교(ENIL)에 최근 북한 관리들이 '치즈 전문가'들을 보내 치즈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학교 교장인 베로니크 드루에는 "프랑스 주재 북한 대사 측에서 북한인들이 이 학교에서 치즈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한 건 사실"이라면서 "학교 규모가 작고 공간도 한정돼 북한 사람들을 수용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북한 관리들이 이 학교를 찾은 건 김 제1위원장의 치즈 사랑 때문이다. 김 제1위원장은 스위스 유학시절 때부터 스위스의 전통 치즈인 '에멘탈'을 즐겨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의 치즈 가공수준으로는 에멘탈 치즈 맛을 재현하지 못하자 북한 정부가 치즈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자국 기술자를 교육할 장소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치즈 기술을 배우기 위해 또 다른 학교를 물색할 것으로 예상되나, 북한 대사 측은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김 제1위원장은 북한에 양조장을 갖춘 맥주집 '비어가르텐'을 열어달라고 독일 맥주회사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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