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광 하나대투증권 한남동 지점장
"함께 어우러져 내는 소리만큼 듣기 좋은 것은 없습니다"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금융투자업계 일선에서 활약 중인 한 증권사 지점장이 던진 말이다. 다소 생뚱맞다. 하지만 이내 생각이 달라진다. 그의 또 다른 직함은 고려대 교우합창단장이다.
김해광 하나대투증권 한남동 지점장은 소싯적부터 함께 어울려 내는 목소리의 울림이 좋았다. 그래서 중ㆍ고교 시절부터 학교 합창단과 교회성가대에서 활동했다. 그의 합창 사랑은 상아탑까지 이어졌다. 1982년 법학도로 고려대에 입학한 김 지점장은 1955년 창립한 교우합창단에서 활동했다. 입학 30주년을 맞아서는 82명의 교우들과 모교 방문 축제를 기획했다.
기쁨과 슬픔도 음악으로 함께 나눈다. 고려대 교우합창단은 지난 2009년 모교에 짙은 족적을 남긴 고(故) 곽연 교수를 기리는 추모음악회를 열었다. 2012년 여름에는 4개국 10개 도시를 돌며 공연했다. 베를린 브라덴부르크 문앞 광장을 기점으로 독일,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에서 교우들과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베를린 광장에서, 또 독일 통일의 성지 라이프찌히 니콜라이 교회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공연을 했다. 대사관 초청으로 찾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에선 한국을 알리는 공연이 펼쳐졌다.
합창단을 거쳐 간 1500여명의 교우들처럼 김 지점장도 사회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가 증권가에 발을 들여놓은 지 벌써 15년째다.
그의 어우러짐은 조직 안팎을 아울러 접점을 찾는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몸담고 있는 하나금융그룹 내 직원 동료들은 물론 고객까지 아우르는 '하나합창단'을 꿈꾼다. 전국에 펼쳐진 영업망은 단지 고객과의 접접이 아닌, 함께 목소리를 나눌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무대이다. 김 지점장은 "고객들과 소통하며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합창문화는 조금 아쉽단다. 가까웃 이웃 일본만 해도 5만여개 합창단이 활동 중이지만 국내 합창단은 수백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나마도 모 공중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합창문화를 조명한 뒤에나 접하게 된 환경이다. 김 지점장은 "직접 비용을 부담해가며 매년 전국 1만여명이 모여 합창하는 일본 오사카의 사례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 사회에서도 서로를 잇고자 하는 더 많은 시도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2년 겨울 한남동 지점에 둥지를 튼 김 지점장. 그는 현재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펀드를 세울 계획을 품고 있다. 김 지점장은 "좋아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일로 이어지고, 그 안에서 고객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냐"며 미소지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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