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는 반도체 산업의 극히 일부…모든 분야에서 성과 내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자만심에 빠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반도체 시장의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위기 의식을 강조하며 반도체 시장 1위 도약을 위해 비메모리 사업 강화를 주문했다. 메모리 반도체만으로는 반도체 시장에서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지난 15일 DS부문 임직원들에게 보낸 2분기 경영현황 설명 메시지에서 "1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시스템LSI는 메모리에 비해 부진했다"며 "메모리 분야 글로벌 1위를 유지하면서 자만심에 빠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메모리는 반도체 산업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반도체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며 비메모리 사업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시스템LSI의 경우 14나노 공정 향상과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에 주력해 고객에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삼성이 강자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명용 제품 개발에 주력해 온 LED 분야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기술 개발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하는 '마하경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 부회장은 "제트기가 초음속을 돌파하려면 엔진의 힘을 배가시키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재료공학, 기초물리 등 모든 소재가 바뀌어야 한다"며 "기술 개발 뿐 아니라 개발된 기술을 빠른 시간 내에 상업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야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크게 뒤떨어져 있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기준 삼성전자는 매출 216억7300만달러, 시장 점유율 33.1%로 1위를 차지했다(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 기준).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매출 105억8500만달러, 시장 점유율 4.7%로 인텔,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이어 4위에 그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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