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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불황, 싱가포르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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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주식 3. 해외서 주식투자의 길을 묻다 [4]싱가포르<上>


현대·우리투자證 등 싱가포르서 헤지펀드 시장 개척…해외 투자유치·문의 받아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헤지펀드 경험으로 운용 규모 확대
"늘어나는 헤지펀드 수요…적극 대비해야"

증권가 불황, 싱가포르에서 답을 찾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모인 싱가포르에서 한국 증권사들이 헤지펀드 운용시장에 진출해 서서히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싱가포르 금융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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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전 세계 헤지펀드 시장이 엄청 커질 것입니다. 우리 금융투자업체들도 시장과 투자자가 모두 작은 한국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김홍식 AQG 대표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지난 7월 싱가포르에 첫발을 내디딘 AQG도 헤지펀드 운용사다. 현대증권 홍콩법인이 100% 출자했다. 출범 수개월 만에 1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수익률이 안정화되고 있다. 이제 새로운 투자자를 맞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25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금융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싱가포르 금융가를 찾았다. 초고층 빌딩들이 바다 위 선적과 수북이 쌓인 화물 컨테이너들을 내려다보며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 사이에서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전략 무기는 '헤지펀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 시황에 상관없이 일정 수익을 올려 고객들을 사로잡는다는 복안이다.


◆헤지펀드로 증권사 새 수익원 창출 = 김대표는 AQG의 자랑거리 중 하나로 자체 개발한 퀀트분석 기법을 꼽는다. 1개 회사 당 수천개의 데이터를 받아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위험대비 EPS 증가율 등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분석한다. 여기에 시장ㆍ업종별 특징을 감안, 퀀트롱숏 전략으로 안정적 수익률을 얻는다. 이에 힘입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도 손잡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벌써부터 UBS 등에서도 투자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헤지펀드 투자대상국은 한국, 일본, 홍콩, 호주 등 아시아 국가. 그는 "아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퀀트 헤지펀드는 꾸준한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그 수가 적다. 때문에 투자자들이 돈을 넣고 싶어도 넣지 못할 정도"라며 "오는 5월 이후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면 자금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AQG는 3년 내 운용자산 10억달러 이상, 수수료 수입 연 4000만달러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운용자산 10억달러, 펀드 수익률 연 10%, 운용수수료 2%, 성과보수 20%라고 가정하면 연 400억원 이상의 수수료 수익이 현재 8~9명에 불과한 인력에서 발생한다"며 "현대증권의 연간 수수료 수익이 20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익인 셈"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자회사인 우리앱솔루트파트너스(WAP)는 재간접 헤지펀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 당시만해도 펀드를 직접 운용했지만 2010년 재간접으로 전략을 바꿨다. 지난해 3월 글로벌 시딩전문회사 '뉴알파'와 손잡고 헤지펀드 시딩투자 분야에 국내 증권사 최초로 진출하기도 했다. 특히 올 들어서는 현지 자금을 첫 유치하는데도 성공했다. 신남 WAP 법인장은 "올 초 싱가포르 한 가문이 5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앞으로 500만달러까지 늘릴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과의 투자 논의도 진행 중이다. 그는 "특별히 마케팅한 것은 없는데 미국ㆍ유럽계 회사 관계자들과 네트워크가 생기면서 가능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은 해외투자자 유치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재간접 펀드는 여러 헤지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때문에 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이다. 신 법인장은 "미국, 아시아, 유럽 기반의 헤지펀드 10~15개에 분산 투자하고 있어 시장수익률보다 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이라며 "아시아에서는 아직 헤지펀드 시장이 서양처럼 크지 않아 직전 단계인 재간접 헤지펀드 시장이 유망하다"고 짚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의 헤지펀드 운용 실력은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았을 정도.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 평가기관 바클레이헤지는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펀드'를 이머징 아시아분야 '톱10'으로 선정했다. 이 펀드의 최근 3년(2011~2013년) 연평균 수익률은 10.5%다. 2012년 2월 설정된 '팔콘아시아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17.07%다. 모두 에쿼티 롱숏전략을 구사한다. 이무광 트러스톤운용 싱가포르법인장은 "2008년 싱가포르에서 다이나믹코리아펀드를 처음 운용할 당시만 해도 파트너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면서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덕분에 한국에서 헤지펀드가 본격 도입됐을 때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이어 "트렉 레코드와 펀드 수익률을 무기로 미국ㆍ유럽 등 외국인 투자자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증권 자회사 키아라캐피털 등이 싱가포르에 진출해 헤지펀드를 운용 중이다.

증권가 불황, 싱가포르에서 답을 찾다 글로벌 헤지펀드 규모는 증가세다. 한국형 헤지펀드 수탁액도 올초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좁은 한국 시장 벗어나 투자기회 넓혀야"= 현지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헤지펀드 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무광 법인장은 "한국 시장은 투자 규모에 한계가 있다"며 "동남아 기업에서 한국과 비슷한 성장 모델을 적용한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볼 수 있는 데다 이들 기업을 직접 만날 기회도 많다. 특히 아세안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 투자 잠재수요가 늘고 있는데 헤지펀드 상품이 부족한 상태"라며 "경쟁업체가 늘어날수록 헤지펀드 잠재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도 헤지펀드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실제 전 세계 헤지펀드 자산 규모는 증가세다. 헤지펀드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헤지펀드 자산규모는 2조63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형 헤지펀드 수탁액은 2조970억원으로 2조원을 첫 돌파했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자산 분산효과를 위해 대체투자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기관투자자의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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