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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스티브 잡스’ 왜 못 만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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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취임 1주년 맞는 유영제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융·복합형 창조경제 월드클래스공무원 양성이 목표…“문사철(文史哲) 바탕의 비판적 사고 가진 교육 절실”


현장출신 교수…중앙부처 국장들에게도 ‘깨알 잔소리’
‘균형 잡힌 문제의식, 합리성 있는 비판적 사고’ 중요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공무원교육이 바로 돼야 우리가 산다. 따라서 ‘융·복합형 창조경제 월드클래스공무원’ 양성이 목표다.” 기자에게 자신을 낮춰 ‘학교 훈장’이라고 소개한 유영제(62) 안정행정부 중앙공무원교육원장(차관급)은 “공무원이 변해야 한다”며 교육의 중요성부터 강조했다.


선진국이 되려면 공직자가 뚜렷한 국가관, 문사철(文史哲) 중심의 인문학과 과학이 바탕에 깔린 지식과 능력을 가져야하며 교육도 제대로 받아야한다는 견해다. 특히 공직가치, 비판적 사고, 창의성을 강조했다. 그래야만 무한경쟁의 지구촌시대를 이겨낼 글로벌 역량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어우러진 리더십이 생긴다는 것이다.

오는 19일로 취임 1년을 맞는 유 원장은 중앙공무원교육원(약칭 중공교, COTI) 65년 사상 민간출신 원장으론 두 번째, ‘대학교수출신 원장 1호’로 교육개혁을 꾀하고 있다. 핵심키워드는 ‘창조성을 가진 행정의 스티브잡스 양성’ ‘균형 잡힌 문제의식과 합리성 있는 비판적 사고’로 요약된다.


◆‘새롭고 쓸 만한 정책교육’에 중점=유 원장은 “정부는 바뀌었으나 정책은 그대로란 소리를 자주 듣는다”며 취임 후 1년간 중공교의 변화를 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새롭고 쓸 만한 정책교육’에 중점을 두고 교육프로그램 개발·설계, 교육내용 개선, 교육인프라 갖추기, 교육원 제대로 알리기에 앞장섰다. 수십 년 이어져온 틀에 박힌 교육, 시간 때우기 식으로 적당히 넘어가는 교육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 원장은 중국공무원 교육을 예로 들었다. “중국은 공무원교육 때 시공(時空)을 뛰어넘는다. 새 정책이 만들어질 때까지 토론을 벌이고 장소도 실용성을 우선한다.” 그가 교육개발·평가센터 직제화를 추진하고 스마트교육과를 만드는 등 교육인프라를 늘린 것도 그런 배경이다.


이론과 실무교육 후 곧바로 현장을 뛰는 의사들처럼 공무원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게 유 원장의 지론이다.


그는 과장급 교육 등 공무원들의 평생교육체계를 갖추고 기초교육도 강화했다. 국정과제세미나, 글로벌창조아카데미(창조정책, 인문학·과학통섭, 감성행복 등 4개 교육과정)를 새로 연데 이어 신임사무관 교육, 고위정책과정 교육 변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주입식 강의를 벗어나 대화와 토론, 비판적 사고, 인문학적 소양, 경제마인드, 창의성이 접목된 개방·공유·소통·협력의 교육 틀을 갖췄다는 평가다.


외국공무원들에게도 문을 더 넓게 열었다. 행정한류 전파, 미래비전 주고받기, 우리나라 공무원과의 네트워크 쪽에 업무비중을 높였다. 지난해 교육 받은 400여명을 합쳐 1984년부터 지난해까지 123개국, 4277명의 외국공무원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유 원장은 “그 중에서도 30여 년 전부터 교육받기 시작한 말레이시아공무원과정 수료생 (약 1400명)은 스스로 동창회까지 만들어 ‘친한파’가 됐다”고 전했다.


◆강화되는 교육개발·평가 및 복수캠퍼스 운영=‘교육은 감동과 변화’란 시각을 가진 유 원장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세계적 수준의 공무원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하는데 탄력을 붙일 각오다.


유 원장은 “교육프로그램개발과 교육평가는 아주 중요하다”며 “교육개발·평가센터를 세우고 성과공유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래야만 형식적으로 적당히 하는 교육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공교는 내년 말 충북 진천과 과천의 ‘복수캠퍼스 시대’도 연다. 진천에선 국내공무원(400명) 합숙교육, 과천에선 외국공무원교육 및 정보화교육으로 특화된다.


게다가 직무능력 키우기 중심에서 벗어나 인문·과학 등이 접목된 맞춤형 공무원교육과 사이버·모바일콘텐츠를 늘리고 교육기관협의회 운영, 우수강의 동영상 공개도 추진한다.


유 원장은 “올해는 중앙부처 국장급공무원 약 1200명에 대한 국정과정세미나(1일)와 과장급공무원 약 1800명에 대한 창조정책과정(1주일)도 열어 교육시킬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믿음이 가는 글로벌인재양성기관으로 크는 데 가속을 붙이겠다”고 설명했다.


◆턱 없이 부족한 예산, 조직, 인력=그 같은 청사진을 펼치기 위해선 유 원장이 넘어야할 산은 높다. 예산·조직·인력 부족문제가 그것이다.


중앙공무원교육원의 직원 수(145명)는 30여 년 전과 같고 한해 200억원(인건비 100억원, 교육사업비 100억원)인 예산도 마찬가지다. 물가상승률, 교육인원수를 감안하면 제자리걸음이다. 프랑스 630억원, 싱가포르 550억원, 캐나다 1000억원 등 선진외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전임교수(현재 6명) 부족과 신분(계약직) 불안정, 직원들의 잦은 인사이동도 큰 걸림돌이다. 한해 11만명(집합교육 1만명+사이버교육 10만명)을 가르치는 중앙교육기관으로서 보통문제가 아니다. 유 원장은 “우수교수 확보, 조직의 전문성과 자율성, 예산증액이 당면과제”라며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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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제는 누구인가
이공계 학자로 꼼꼼하면서도 공사구분 뚜렷


유영제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은 이론과 현장실무를 겸비한 교육기관장으로 꼽힌다.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서 8년 가까이 일하며 공장도 지어보고 미국유학 뒤 교수가 되고부터는 주요 보직을 거치며 갖가지 경험을 쌓았다.


어릴 적 꿈이 과학자였다는 유 원장은 이공계 학자로서 꼼꼼한 편이면서도 공사(公私)가 뚜렷한 스타일이다. 1시간 여 인터뷰가 끝나자 집무실 벽과 교육원 복도에 걸린 그림액자들을 가리키며 “가끔씩 받은 외부강사료로 산 것”이라고 했다. 업무시간에 사적으로 나가 번 돈은 호주머니에 넣어선 안 된다는 견해다. 은퇴 후 ‘국경 없는 과학기술자회’를 통해 재능기부봉사활동을 꿈꾸는 것도 같은 생각에서다.


그는 학자답게 쓴 소리도 과감하게 한다. 고위공무원들인 중앙부처국장들이 교육생으로 들어오면 특강시간을 빌어 눈치 보지 않고 ‘잔소리’도 하고 ‘지적’도 한다. 주제는 다양하다.


1952년 4월 서울태생인 유 원장은 서울고, 서울대 화학공학과(1970학번) 졸업 후 LG화학 프로젝트기획실, 정밀화학사업부(생산과장)에서 8년 가까이 일했다. 이어 교수가 되기로 결심하고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1986년 9월부터 모교인 서울대 공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로 중공교 원장으로 오기 전까지 몸담았다.


그는 ▲서울대 입학처장 ▲한국생물공학회 회장 ▲한국공학교육학회 회장 ▲(사)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 초대회장 ▲서울대 생명공학공동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21세기 인간과 공학’, ‘위대한 생명이 이끄는 세상’, ‘이공계 연구실 이야기’, ‘교육이 바로서야 우리가 산다’, ‘생각하는 생물학강의’ 등 여러 저서들이 있고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공학교육혁신부문상), 한국화학공학회 형당교육상을 받았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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