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 남미국가연합 중재 최종적으로 받아들일지 변수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두 달여간 지속된 베네수엘라 소요사태가 남미국가연합(UNASUR)의 중재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엘 우니베르살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야권 측 '민주통합라운드테이블'이 협상할 의사를 밝혔다고 UNASUR 외교장관들로 구성된 사절단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UNASUR는 최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해 마두로에 협상을 제안했고, 마두로는 이를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 측의 확답이 없고 야당 대표들도 정부의 태도에 의심을 품고 있어 첫 협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야권은 체포된 시위자들의 석방, 치안군의 과잉 진압에 대한 진상 조사, 친정부 무력단체의 무장 해제 등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 첫 번째 협상은 외부인이 참관하고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마두로 정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야권은 로마 교황청이 최근 베네수엘라 사태의 중재를 제안한 것을 환영하지만, 정부가 사절단을 초청하려는 의사가 없다고 비판했다.
마두로는 지난 2월 말 정부와 야권이 모두 참여하는 '국민평화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야당 대표 등은 진정성이 없다며 수락을 거부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수리남, 우루과이 등의 외교장관으로 이뤄진 UNASUR 사절단은 베네수엘라 소요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근 2주간 마두로를 2차례 만났다.
이와는 별도로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등 일부 보수 의원들은 시위 사태에서 발생한 과잉 진압 등과 관련해 마두로를 반 인류범죄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초 한 대학에서 여대생이 성폭행 당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로 촉발된 베네수엘라 소요사태는 경제난과 치안불안 등의 실정을 비난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다. 반정부와 친정부 시위대가 충돌하는 등 무장단체 총격과 과잉 진압이 반복되면서 40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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