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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泥 광물 금수조치, 러시아의 농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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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니켈과 알루미늄 원광석이 국제 정치ㆍ경제의 뜨거운 아이템이 됐다. 인도네시아가 지난 1월 두 금속의 원광석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부터다. 중국과 일본의 니켈 원광석 조달에 차질이 빚어졌다. 반면 러시아는 득을 보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금수 시행은 러시아의 작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의 불똥이 니켈에도 튈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네시아가 니켈ㆍ알루미늄 원광석 수출을 전면 금지한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됐다.


원광석은 인도네시아의 주력 수출 품목이다. 인도네시아는 연간 니켈 원광석과 알루미늄 원료 보크사이트에서만 연간 3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니켈ㆍ알루미늄 원광석 금수는 인도네시아 광산업계 고용과 매출을 줄이고 경상수지 적자를 키워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모든 것의 배후는 루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런 부담을 안고 금수를 단행한 것은 러시아가 다각적으로 로비를 벌인 결과라고 최근 뉴욕타임스(NYT) 등 해외 언론매체는 전했다.


인도네시아광산협회의 찬드라 이라완은 "이 모든 것의 배후가 루살"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루살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다.


올레크 데리파스카 루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6월부터 연말까지 6개월 동안 적어도 세 차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루살은 러시아 최대 니켈 제련업체 노릴스크와 함께 로비에 들어갔다.



두 회사는 경영진을 여러 차례 자카르타에 보냈다. 지난해 10월엔 금융회사 USB와 인도네시아상공회의소와 함께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고위 관료를 초청한 가운데 세미나를 개최했다.


루살은 "정책이 최종 결정되기까지 진행 상황을 가까이서 지켜봤다"고 해명했다. 노릴스크는 답변을 거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절충점 찾아= 루살과 노릴스크가 로비에 착수한 시기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원광석 수출 금지 수위를 놓고 고심하던 때였다. 원광석 수출을 완전히 막으면 경제적인 타격이 커진다. 인도네시아 광산부는 자체 제련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제출한 자국 광산업체에는 원광석 수출을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루살과 노릴스크는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인도네시아가 직접 제련한 금속을 수출하면 국제시장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루살은 국제 알루미늄 시세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적자만 쌓고 있었다.


지난 1월12일 원광석 금수를 시행하기 직전 인도네시아 정부는 절충점을 택했다. 자국 광산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대다수 금속 원광석 수출은 열어줬다. 하지만 니켈 원광석과 보크사이트 전면 금수는 고수했다. 러시아가 공을 들인 결과 성과를 따낸 것이다.



노릴스크는 니켈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개선되리라는 기대를 받아 최근 주가가 상승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수출국가로 국제시장 수요의 20%를 공급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알루미늄 중 20%는 인도네시아 보크사이트에서 제련된다. 루살은 자사가 흑자로 돌아서는 데에는 인도네시아의 보크사이트 금수가 불가결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하마트 히다야트 인도네시아 공업부 장관은 "외국 기업이 그렇게 중요한 경제적인 사안에 관여하는 것은 너무 민감하다"고 말했다. 히다야트 장관은 "특히 몇 달 뒤에 선거가 치러지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인도네시아에 제련소 선물= 인도네시아 정부로서도 두 러시아 업체로부터 받아낸 게 있다. 두 회사가 인도네시아 제련소 건설에 투자한다는 약속이다.


히다야트 공업부 장관은 "두 회사는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전제조건으로 수출금지를 가장 중시했다"고 들려줬다. 바꿔 말하면 원광석을 수출하지 않으면 수십억달러를 들여 제련소를 짓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러시아가 인도네시아를 도와줘야 할 차례다. 지난 2월 하순 데리파스카 CEO는 드미트리 O. 고로진 부총리가 이끄는 40개 기업 사절단의 일원으로 다시 자카르타를 찾았다. 데리파스카 CEO는 인도네시아 현지 구리ㆍ니켈 광산업체 PT 아르바야 에네르기 측과 제련소 건설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루살과 PT 아르바야 에네르기는 모두 30억달러를 투자해 서부와 동부 칼리만탄에 제련소를 짓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오는 10월 제련소를 착공해 3년 안에 완공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러시아의 인도네시아 제련소 투자는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 러시아한테는 러시아보다 인도네시아가 설비투자 비용이 덜 들어 좋다. 루살은 인도네시아를 알루미늄 생산의 지역 허브로 삼을 계획이고 이는 루살 흑자전환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로서는 원광석을 파는 것보다 더 부가가치를 얹어 수출하면서 제련업을 육성할 수 있다.



니켈 공급 감소에 애타는 中ㆍ日


스테인리스 스틸 제조에 쓰이는 니켈 공급이 줄어들자 중국과 일본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니켈의 50% 이상을 수입해온 일본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일본은 필리핀 물량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필리핀이 공급하는 니켈 원광석은 많아야 월 50만t이다.


일본 기업들은 필리핀 외에 뉴칼레도니아와 파푸아뉴기니를 통해 니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동시에 세계무역기구(WTO)에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광석 금수 조치를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에 비해 한결 느긋하다. 중국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의 금수 조치에 앞서 니켈 물량을 비축했다. 이 비축 물량은 최근 2500만t으로 감소했지만 앞으로도 5개월 넘게 버틸 정도라고 알려졌다.


중국은 러시아의 공급에도 기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자 러시아가 서방에 니켈을 팔지 못하게 될 경우 수출선을 중국으로 돌릴 공산이 크다고 관측된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둘째로 니켈을 많이 생산한다. 대(對)중국 최대 니켈 수출국도 러시아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12명의 니켈 생산자ㆍ트레이더ㆍ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8명이 러시아가 서방국의 경제제재로 니켈 수출길이 막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서방국의 경제제재에도 중국을 통해 니켈 판로를 계속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니켈 제련업체인 러시아의 노릴스크는 서방국 경제제재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동남아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우진 국제 선임기자ㆍ박선미 기자 psm82@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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