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녹십자가 캐나다 몬트리올에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설립하고 의약품을 현지 구매기관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녹십자는 이를 통해 북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녹십자의 캐나다 자회사 GCBT(Green Cross Biotherapeutics)는 캐나다 퀘벡 주정부 및 관련 기관과 재정지원 및 우선구매 협약을 지난 4일 체결했다.
이날 계약식은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퀘벡투자청에서 진행됐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을 비롯, 마리오 부쳐드(Mario Bouchard) 퀘벡재무부 차관보, 마리오 알버트(Mario Albert) 퀘벡투자청장, 장 드 세르(Jean de Serres) 헤마퀘벡 총재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으로 녹십자는 혈액분획제제 캐나다 공장설립을 위해 퀘벡투자청으로부터 약 2500만 캐나다달러(약 250억원)의 재정지원 및 세제혜택을 받는 동시에 생산되는 혈액분획제제를 퀘벡주에 우선 공급하게 된다.
녹십자는 이번 캐나다 진출을 통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는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을 포함한 혈액분획제제를 해외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자국 내 생산, 수급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녹십자는 캐나다 퀘벡주 내 혈액분획제제 구매· 공급기관인 헤마퀘벡에 공장 완공 후 생산되는 ‘아이비글로불린’과 ‘알부민’을 우선 공급하는 계약까지 맺어 신규시장 진출 및 투자효과를 극대화했다.
헤마퀘벡은 퀘벡주 내에서 대한적십자와 같이 혈액을 수급, 관리하는 한편, 혈액분획제제의 구매, 공급 등 혈액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캐나다 전체 ‘아이비글로불린’ 소비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물량을 퀘벡주에 공급하고 있는 헤마퀘벡은 연간 7000억원 규모의 혈액분획제제를 구매하고 있다.
녹십자는 이번 계약에 따라 캐나다 전체 ‘아이비글로불린’ 시장의 약 15%에 해당하는 연간 0.78t 규모의 ‘아이비글로불린’을 2019년부터 헤마퀘벡에 우선 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또한 캐나다 정부 입찰을 통해 향후 추가물량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현재 정부와 혈액분획제제 위탁생산 (Fractionation Service)에 대해서도 협의 중에 있다.
장 드 세르 헤마퀘벡 총재는 "이번 녹십자 프로젝트는 현재 캐나다에서 수급이 불안정한 ‘아이비글로불린’을 안정적으로 확보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혈액분획제제의 자급 자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캐나다 진출을 위해 올해 2월 캐나다 현지법인 GCBT를 설립했으며, 2014년부터 5년간 약 1800억원을 투자해 2019년까지 공장 준공 및 캐나다 보건성(Health Canada)에 제품 등록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장은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조성될 예정이며, 연간 최대 100만리터의 혈장을 처리해 ‘알부민’, ‘아이비글로불린’ 등 혈액분획제제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녹십자는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북미에 설립한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교두보로 향후 ‘아이비글로불린’과 ‘알부민’ 등의 공급을 미국시장까지 확대해 북미 혈액분획제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북미 면역글로불린제제 시장은 세계시장의 약 55%를 차지하는 약 37억달러 규모이며, 북미 혈액제제 시장은 세계시장의 약 44%를 차지하는 96억달러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김영호 GCBT 대표는 “북미 시장은 높은 가격 및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규모를 갖춘 매력적인 시장으로 생산공장 완공 후 북미 시장에서 연간 약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A 치료제 ‘그린진 에프’,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의 수출을 북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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