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새마을문고 회원들 작은도서관 조성에 앞장서 도서 전산입력, 라벨 부착 등 봉사...도서 대출·반납, 상호대차, 독서진흥 프로그램 등 도서관 운영도 맡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문고가 작은도서관이 돼 가장 신이 난 사람들은 저희들이죠. 아이들이 원하는 책을 쉽게 찾아줄 수 있게 됐고 도서관에서 일하는 기쁨과 성취감도 생겼어요”
다른 어떤 해보다 지난해가 가장 바빴지만 행복했다는 김영미(53) 씨는 2011년 문고회원으로 시작해 14년 동안 도서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관악구(구청장 유종필)는 최근 지역의 작은도서관 조성과 발전에 기여한 주민 93명을 선정해 유공구민 표창장을 수여했다.
‘걸어서 10분거리 도서관’ 사업에 역점을 둔 관악구는 민선 5기 초 5개에 불과하던 도서관을 43개로 늘려 주민 누구나 집 가까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한 축이 새마을문고를 활용해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작은도서관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낙성대동 우듬지작은도서관을 끝으로 각 동 주민센터 등에 있던 문고를 모두 작은도서관으로 변신시켰다.
문고를 작은도서관으로 꾸미는 일은 담당부서 뿐 아니라 수년간 자원봉사를 해온 주민들의 역할이 컸다.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 4개월씩 3000~ 8000여 권이나 되는 도서에 라벨을 붙이고 전산망에 입력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
지난해 8월 개관한 남현동 우리작은도서관에서 도서라벨 작업 등에 참여한 우말숙(46) 씨는 “도서를 새로운 시스템에 하나씩 입력하면서 회원들과 책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 좋았다”며 “무엇보다 전산으로 책을 관리하고 다른 도서관과 상호대차를 할 수 있게 돼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도서관 개관 이후에도 도서 대출·반납, 상호대차, 독서진흥 프로그램 등 운영까지도 책임지고 마을문고를 공공도서관으로 변신시킨 주인공인 셈이다.
또 독서동아리, 여름방학 독서프로그램, 책 관련 영화상영회, 다독상 시상 등 도서관마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구는 자원봉사자들의 요구로 매년 도서관 운영방법, 전산시스템 사용법 등 명예사서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125명 명예사서가 배출됐으며, 올해도 81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문고에서 기능전환된 도서관들은 작은 규모지만 공공도서관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운영면에서 전국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이분들의 노력으로 지역의 아이들이 작은도서관에서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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